다이나믹한 탐험 이야기와 테마가 숨어있는 '거제식물원'

“디테일링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가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에서 말했듯이 거제식물원의 대표시설인 거제정글돔을 흥미롭고 온전하게 즐기기 위해 정글돔에 스며있는 스토리와 테마를 소개한다.

거제식물원을 방문하면 멀리서도 은빛의 정글돔이 보인다. 달걀을 누워 놓은 형상의 거대한 유리온실은 원래 바다고래를 형상화해 만든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서 겨울동안 열대식물을 안전하게 생육시키기 위한 것이 온실의 목적이듯, 정글돔에는 다양하고 거대한 열대·아열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겨울에도 항상 20℃ 이상을, 한여름에는 32℃ 이하를 유지한다.

관람 시 아래보다 위쪽이 더운 것은 뜨거운 공기가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며, 정글돔 내의 이러한 공기층을 순환시키기 위해 천장에는 8개의 거대한 유동휀이 돌아가고 있다.

식물원(botanic garden)의 사전적 의미는 ‘식물의 연구나 식물에 관한 지식을 보급하기 위해 많은 종류의 식물을 모아 기르는 곳’이다. 정글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느 열대온실과 다른 독특함이 있다. 이 다름과 독특함이 사람들에게 많은 흥미를 자극한다. 거제정글돔은 이런 학술적이고 분류학적인 식물원의 모습을 뛰어넘어 식물과 사람의 삶이 공존하는 다이나믹한 공간으로 계획됐다. 한마디로 ‘탐험테마의 공간’인 것이다.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정글 생태계. 조금은 위험한듯 보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장소. 정글의 법칙이란 예능에서처럼 힘들지만 부디쳐 보고 싶은 곳.

그래서 거제정글돔의 지향점은 ‘정글(jungle)을 더욱 정글답게!’이다. 다양한 포토존은 현대문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로 볼 수 있다. 정글돔의 풀 한 포기, 조형물 하나도 인공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정글스러움을 위해 정교하게 연출됐다. 관람로를 막고 있는 야자잎·계곡의 이끼·비뚤어진 표지판·난간에 감아놓은 낡은 마닐라로프·얼굴을 스치는 노도사의 긴 뿌리들·온몸에 흩뿌려지는 물보라·바위에 엉켜 뿌리 내린 풍난·동굴속 공명음을 일으키는 폭포소리 등 모두.

거제정글돔 내부는 2㎞의 외길이다. 입구에서 출발하면 탈출할 때까지 업다운의 스토리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정글돔 입구-정글탐험 출발-정글산 오르기-정글계곡길-빛의- 동굴길-정글동굴길-정글폭포길-야생의동굴길-정글하늘길-정글방갈로(전망대)-정글숲길을 돌아 정글 탈출로 이어진다. 식물이 주인공인 교양프로가 아니라 관람객과 열대식물이 공동주연인 리얼 다큐인 것이다.

간혹 거제정글돔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 있는 ‘가든스바이더베이(Gardens by the Bay)’의 온실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정체성과 성격이 다르다. 다른 곳의 예를 들자면 영국 잉글랜드 콘월에 있는 큰 온실인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와 지향점을 같이 한다고 하겠다.

여러 개의 돔안에 열대·온대·지중해·사막 등의 자연환경을 조성해 독특한 생태계를 만들고 인간과 식물과의 복합문화 공간인 식물원·교육기관·자원봉사단체·에너지기업·공연기획사·농업기술센터·사회적기업 등 지역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목표로 한다.

아름답고 독특한 거제정글돔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다이나믹한 탐험 스토리를 알고 정글스러움을 느껴본다면 한층 흥미로운 관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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