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대우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김대식 대우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코는 숨을 쉬는 기관으로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첫 번째 관문이다. 따라서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체내 산소 공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집중력 저하, 건망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게 코막힘은 우리가 감기라고 알고 있는 상기도 감염에서 보는 흔한 증상에서부터, 코 안쪽에 염증이 생겨 콧속이 붓거나, 콧속에 물혹이나 종양이 생겨 콧물이 물리적으로 잘 흘러나가지 못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중 만성 코막힘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크게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비중격만곡증이 대표적 질환이다.

◇ 알레르기 비염

미세먼지·집먼지 진드기·꽃가루·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한 인자로 인해 코안이 붓고 염증이 생기는 것을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한다.

코막힘 외에도 재채기와 맑은 콧물의 세가지 증상을 보인다. 모든 알레르기 질환이 그렇듯이 알레르기 비염 역시 한 번에 완치시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병원에서는 주로 약물요법을 쓰지만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 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치료로 이용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물질에 노출됐을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원인 물질을 찾아 우선 피하고 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는 없지만 대기의 기온차·특정 약물·신체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해 생기는 혈관운동성 비염이 있는 경우에도 코막힘 증세가 심하게 올 수 있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제의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거나 식염수 등을 이용한 코 세척으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심해져서 비후성비염이 생기면 고주파 장비를 이용한 비갑개 수술을 통해 코막힘 증세를 없앨 수 있다.

◇ 비중격 만곡증

일반 사람들의 코뼈는 대부분 휘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뼈가 휘어도 별 이상 없이 지낸다. 그러나 휜 정도가 심하거나 콧속의 점막이 많이 부어있는 사람에게는 코막힘·머리가 무겁다거나·주의산만·기억력 감퇴·수면장애·코골이·후각장애·축농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비중격만곡증이라 한다. 코안의 좌우 공간을 나누고 있는 막이 바로 비중격이다. 이 막은 연골과 뼈로 이뤄져 있는데 이 부분이 휘면 반대쪽 공간이 더 좁아지게 되서 코가 막힌다. 이를 방치하면 반대쪽에 비갑개가 비대해지는 비후성 비염이 생겨 결국에는 양쪽 코에 모두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비중격만곡증은 코의 구조 때문에 생긴 질환이므로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할 수 있다.

축농증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은 두개골과 비중격의 발육이 끝나는 만 17세 이후가 좋다. 휘어져 있는 연골과 뼈 부위를 절제하고 남아 있는 부분은 똑바로 펴 주는 비중격성형술이 일반적이다.

코 안으로 수술하므로 흉터는 전혀 남지 않으며, 퇴원 후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고 코 분무 약으로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후 일주일이면 회복이 되고 코로 시원하게 숨을 쉴 수 있다. 대부분의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당분간은 심한 운동, 사우나, 재치기, 심하게 코를 푸는 등 출혈의 위험이 있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축농증

콧속에 고름이 차서 숨길을 막는 경우로 직장인이나 수험생들의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이다. 이 질환이 생기면 얼굴 부위에 답답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반복되는 다량의 콧물, 재채기, 심한 코막힘 등이 반복되고, 산소가 머리속에 들어가지 못해 집중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더구나 하루 종일 밀폐된 공간에서 일을 해야하는 경우, 축농증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코 속과 코 주위 얼굴 뼈 속에는 공기가 들어 있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맑게 흘리던 콧물이 누렇게 진해지면서 끈끈해지면서, 감기가 급성 축농증이 되기도 하고, 오랜 시간 진행하면 만성부비동염,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축농증이 된다.

그러나 일반인이 감기와 축농증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병원에서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농증이 생긴 초기에는 대부분 약물을 먹는 것만으로도 잘 낫는다.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거나 비용종(물혹) 등이 있는 경우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해야 한다. 과거 축농증 수술이 재발의 가능성이 있어 수술을 주저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최근 코안에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를 직접 보면서 정밀하고 정확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이처럼 코막힘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양하고 각각의 치료원칙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섣부른 자가 진단으로 병을 악화시키기 보다는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먼저 방문해서 전문의의 진단과 조언을 먼저 듣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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