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2호 거제해금강.
명승2호 거제해금강.

최근 거제를 대표하는 관광지를 떠올리면 바람의언덕·포로수용소·외도 정도를 들 수 있다. 그러나 만년 세월 파도와 비바람이 만든 만물상으로 오랫동안 거제관광의 1번지였던 곳이 있다.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내린 형상이라 붙여진 갈도(갈곶도)라는 이름보다는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관광객을 맞아온 남부면 갈곶리 산1번지 명승제2호(1971년 지정) 해금강이다.

해금강은 섬 하나가 전설덩어리다. 환상적인 일출·월출·낙조를 자랑하는 사자바위를 비롯해 미륵바위·십자동굴·촛대바위 등 수많은 기암괴석이 저마다 사연을 담고 있다. 약 3만6000여평의 작은 무인도인 해금강은 옛부터 약초가 많아 약초섬으로 불렸다.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의 명을 받은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러 온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불과차(徐市過此)'를 새겼다는 해금강 우제봉 석각은 1959년 9월 '사라호' 태풍에 떨어져 현재는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서불의 흔적인 석각의 행방은 알 수 없으나 거제지역엔 서불과 관련된 지명은 물론 석각이 존재했을 당시 석각을 직접 보고 기록으로 남긴 문헌은 남아 있다.

경상우도 육군 대장 조익찬(曺益贊)은 1870년대 '갈도(葛島)'라는 한시를 통해,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李裕元)은 1881년 거제지역 유배중 '갈도석각가(葛島石刻歌·문집 가오고락 中)'에 그 기록을 남겼다.

1849년 유배 온 조병헌은 '증최생명식(贈崔生明植)'에서, 영남지역의 유명 유학자였던 한주 이진상(李震相)은 한시 해금강(海金剛)을 통해 해금강에 서불의 석각이 있었다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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