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문화학자 주강현 선생이 '도깨비굿'이라는 진도 고유의 풍습을 채집했다. 아무리 기우제를 드려도 불볕 가뭄이 꿈쩍도 안하고, 거기에 역병마저 번지면 무당을 불러 굿판을 벌인다. 그런데도 해결이 안 되면 드디어 여자들의 반란이 일어난다. 월경이 묻은 속옷을 장대에 걸고 쇳소리가 날 수 있는 모든 물건들, 이를 테면 양푼이나 놋대야·꽹과리 등을 두들기면서 동네를 돈다. 이때 남정네들은 방안에서 나오지 못한다. 역질을 몰고 온 귀신도 여성의 은밀한 그것들이 백주 대낮에 내걸리면 어찌할 도리가 없이 물러날 것이라고 믿었다. 성(性)의 반란이다. 일제 말기까지 있었던 일이고 1983년 진도문화원이 재현한 적이 있다.

아편전쟁 때 중국군대는 참으로 희한한 전술을 썼다. 영국 군함의 함포사격이 얼마나 정확했으면 귀신같다고 여겼다. 조정에서는 한 때 청나라 제일의 장군출신으로 참찬대신인 양방장군을 사령관으로 파견한다. 현장에 투입된 양방은 내려오자마자 작전회의를 소집하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광동지방의 유명한 점쟁이들이었다. 이 회의 후에 양방은 작전명령 1호를 내린다.

"지금 오랑캐들의 포격이 정확한 것은 주술사들의 요술 때문이다. 요술이 힘을 못 쓰게 할 수 있는 것은 여자의 오줌이다. 그러니 광동에 있는 모든 여자들의 요강 아가리가 영국군을 향하도록 돌려놓아라."

지금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한창이다. 진압군이 시민들을 쫓다가도 여자 치마가 걸려 있으면 더이상 진입을 못하고 멈춰서는 진기한 광경이 벌어진다. 미얀마 여성들의 반격이다. 전통적으로 미얀마에서는 남자가 여자 치마 밑을 지나가면 성기능을 잃는다고 믿는다. 이를 이용해서 미얀마 여성들은 빨랫줄을 높게 만들어 거기에 '터메인(여성들이 허리에 둘러서 입는 전통치마)'을 걸어둔 사진이 세계뉴스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 성(性)의 반란이 생각보다 매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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