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방귀쟁이와 전라도 방귀쟁이 중에 누구 방귀가 더 센지 시합이 벌어졌다. 경상도 방귀쟁이가 방귀를 뿡 하고 뀌자 절구통이 전라도 쪽으로 날아갔다. 이번에는 전라도 방귀쟁이가 뿡 하고 뀌자 절구통이 다시 경상도 쪽으로 날아왔다. 그렇게 왔다갔다 하다가 동시에 같이 뀌자 절구통이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달에 가서 쿵하고 박혀버렸다. 그때부터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게 됐다.

이런 방귀를 소재로 한 민담이 우리나라 구비문학을 총 집대성한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10편 넘게 실려 있다. 방귀는 누구나 다 보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라는 점,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방귀는 일정하지 않고 소리의 크기·강약·고저·지속시간·냄새의 강도가 다 다르다는 점, 방귀는 대체로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 분위기에 따라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버릇없는 사람이 된다는 점에서 꽤나 조심스러운 게 방귀다.

이런 방귀에 세금을 물리는 소위 '방귀세(稅)'가 있다. 그것도 사람이 아닌 소에게 물리겠단다. 소의 방귀에는 유독 메탄(CH4)의 함양이 높다. 소의 덩치나 환경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가 하루에 적게는 150g에서 많게는 500g의 메탄을 배출한다. 승용차가 1㎞를 달릴 때 이산화탄소 100g이 배출된다. 만약 하루에 35㎞씩 운행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5㎏이 된다. 그런데 소 한마리가 뀌는 하루 평균 250g의 방귀 속에 있는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6.25㎏으로 자동차의 두배라는 산술적 계산이 이론적 배경이 된다. 따라서 전세계 15억7000마리의 소가 하루에 싸대는 가스 배출량을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로 유럽 발트3국에 속하는 에스토니아에는 '소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2003년 뉴질랜드에서도 소의 '방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축산 농민들의 반대로 백지화된 적이 있다. 소의 방귀가 문제되는 것도 재밌다. 때마침 올해가 소띠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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