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반려견의 분비물을 물티슈로 닦아 일반화장지와 함께 변기에 버렸던 아파트 거주 A씨. 물을 내렸더니 변기가 막혔다. 뜨거운 물을 부어보고 '뚫어뻥' 압축기도 사용해봤지만 소용이 없어 업체를 불러 해결했다.

다음날 관리사무실에서 정화조가 물티슈 때문에 막혀 뚫는다고 힘들었다고 물티슈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방송도 들려왔다. 평소 물티슈가 일반 휴지와 같다고 생각해 변기에 쉽게 버렸는데 나부터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달 31일 평소와 같이 일반 물티슈를 휴지처럼 사용하고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던 옥포동  빌라 거주 B씨. 평소에는 잘 내려갔는데 그날따라 변기가 막혀 물이 역류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도 해결할 수 없어 업체를 불렀다. 막힌 변기에 관통기를 넣어서 관통기 스프링을 빙빙 돌렸더니 물티슈가 딸려나오기 시작했다. 한두장이겠거니 했는데 20여장이 넘는 양이 나와 깜짝 놀랐다. 업체관계자는 한두장 쓰는 것으로도 변기 막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많은 양은 자칫 배관이 막혀서 큰 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물티슈 사용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물티슈는 휴지의 일종으로 제작과정에서 제품에 수분을 함유시켜 물기를 머금은 축축한 휴지를 일컫는다. 휴지와 달리 펄프로 만든 종이는 아니고 합성섬유 재질이라 젖어도 찢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레이온·면·폴리에스테르·PET 등으로 이루어진 질긴 섬유조직이 물로 적셔져 있으며 용도에 따라 다른 성분이 포함된다.

일반 휴지에서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의 화장지(化粧紙)의 일종으로 주로 손·얼굴 등을 간편히 닦는 데에 쓰인다.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는 대다수의 물티슈는 플라스틱 계열인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져 물티슈 한 장이 썩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12월14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물티슈 사용실태를 발표했다. 여기서 물티슈란 플라스틱을 원재료로 만든 일회용품을 말한다. 도민의 15%가 일회용 물티슈의 소재를 화장지의 원재료인 천연 펄프로, 5%는 천연섬유 종류인 면 원단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물티슈를 화장실에서 사용한 경우 응답자의 72%는 일반 쓰레기로 배출한다고 답했지만 화장실 변기에 배출한다는 응답도 8%나 됐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변기에 버려진 물티슈는 물에 녹지 않아 오수관 막힘과 하수시설 고장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 이번 조사는 도민들에게 일회용 물티슈가 지닌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친환경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시도 물티슈 사용실태에 따른 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문제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거제시 하수운영과 중앙하수팀 관계자에 따르면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오기 전에 이물질을 걸러주는 세목·세세목스크린이 맨홀펌프장에 설치돼 있는데 이 두 곳에서 이물질들은 모두 걸러진다. 물티슈·휴지 등 걸러진 이물질들은 말려서 소각되는데 만약 걸러지지 않고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될 경우 기계에 무리를 주게 된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에 따르면 물티슈 사용과 관련해서는 따로 조사하고 계획된 것은 없다고 했다. 물은 돌고 돌아 우리가 마시는 물이 된다. 변기에는 물에 녹는 비데 물티슈·휴지만 사용하자. '한 장쯤이야'가 모두를 불편하게 하고 환경을 아프게 한다. 관계당국에서는 친환경 거제를 만들기 위해 물티슈 사용실태를 파악하고 시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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