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김○○은 30세인 1996년부터 자동차 범퍼 도장공으로 근무하던 중 45세 때인 2011년 8월 원발성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씨가 했던 자동차 범퍼 도장은 적재돼 있는 범퍼에 작업중인 도료가 비산돼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밀폐공간인 도장 부스에서 이뤄집니다. 김씨의 진술에 의하면 도장부스의 상부급기·측면 배기필터 방식의 환기장치에도 불구하고 부유 페인트는 난기류를 형성해 흐르다가 하부의 필터에 부착되는데 6시간 정도의 작업 후에는 필터의 기능이 매우 저하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2005년 이전의 작업장인 A산업의 도장 부스는 상부급기·하부 배기필터 방식이 없는 합판으로 만들어졌기에 노출 수준은 더 높았다고 추정됩니다. 더욱이 김씨는 도장작업 시 2004년까지는 일반마스크를 쓰고 근무했기 때문에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습니다.

직업성폐질환연구소에서 시행한 작업환경평가에서 노란색 도장작업은 상시작업은 아니지만 매우 높은 농도의 6가크롬에 노출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해당 결과는 6가크롬이 1만4085PPM 함유된 도료를 20% 섞은 도료를 사용할 때의 결과이므로 해당 도료만을 사용했던 과거에는 더욱 높은 농도의 6가크롬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금속이 함유된 노란색 도료에서 검출된 스트론튬크롬은 고용노동부 노출기준이 0.5㎍/㎥으로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는 발암물질(1A)인데, 공기중 검출된 스트론튬이 스트론튬크롬이라고 가정하면 노란색 도장작업 시 검출된 스트론튬이 1.11㎍/㎥ 검출된 것으로 보아 밝은 노란 도료만을 사용하는 작업은 10.5㎍/㎥의 스트론튬에 노출되므로 노출기준을 초과한다고 판단됩니다.

이밖에도 B칼라산업에서 가장 많이 취급하는 C페인트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검토한 결과 범퍼의 메꿈 역할을 위해 사용하는 퍼티에는 탄산칼슘이 10%, 활석이 최대 60%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도료에는 운모가 1~5% 함유돼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들 규산염 광물에는 결정형 유리규산인 석영이 불순물로 함유돼 있습니다. 따라서 범퍼 연마작업 중에는 퍼티와 도료에 함유된 저농도의 결정형 유리규산에도 노출되었을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그러나 퍼티-연마작업은 재생범퍼 작업에서만 하므로 작업빈도는 매우 낮았으며, 김씨의 직장동료가 진술한 바에 따르면 하루에 1회, 즉 약 5분 정도 노출된 것으로 보여 범퍼 연마작업 중 노출될 수 있는 유리규산의 활석의 노출 정도는 미미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스프레이 도장작업은 15년간 주 6일,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겨울철에는 주 3회 이상 2시간씩 연장근무를 했기 때문에 김씨는 하루 8시간을 훨씬 초과해 스프레이 도장작업을 했습니다.

따라서 직업성폐질환연구소의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에서는 폐암으로 진단되기 전 15년간 도장 부스에서 스프레이 도장작업을 했고, 노출과 폐암 발생과의 충분한 시간적 잠재기가 존재하고 매우 젊은 나이인 45세에 폐암 진단을 받은 점에서 김씨의 폐암은 업무상 질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원발성 폐암이 산재로 인정될 경우 치료기간 중 요양급여 혜택 및 휴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불행히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라 하더라도 유가족들이 유족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흡연자이거나 담배를 피운 경력이 있더라도 공인노무사 등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산재보상 가능성을 검토해보기 바랍니다.

이 사례들은 근로복지공단의 업무관련성 전문조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