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경남도·거제시, 한·아세안 국가정원 추진
시민들 "구체화 된 것 없다…뭔가 보여달라"

거제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추진한다는 대상 부지. 동부면 구천리 소재 국유림.
거제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추진한다는 대상 부지. 동부면 구천리 소재 국유림.

산림청이 남부권 국립 난대수목원을 전남 완도에 조성하고 거제에는 대체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발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거제 난대수목원 조성이 무산된데 따른 실망감과 대체사업으로 거론된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의 가능성 및 추진 일정에 대한 논란이다. 거제 난대수목원이 무산돼 시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체사업(한·아세안 국가정원)으로 거론되는 국가정원은 구체화되거나 확정된 게 현재로선 없다는 사실이 논란의 핵심이다.

다만 산림청은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 결과 난대수목원 대신 지역특성을 반영한 대체사업으로 전환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경상남도·거제시는 산림청이 현재 용역을 추진하는 한·세안 국가정원 조성을 긍정적으로 협의 중인 게 현재의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림청은 국가정원 조성을 위해 내년 10월까지 별도 용역을 추진 중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용역을 통해 수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경남도와 거제시는 산림청이 국립 난대수목원을 전남 완도에 조성하고, 대상지 중 하나인 거제엔 한·아세안 국가정원으로 방향을 틀어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변광용 거제시장은 오는 7일께 산림청장을 만나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과 관련 거제시의 입장과 요청사항 등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중앙부처와 조율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관련 내용을 시민들께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영식 경남도 환경산림국장도 산림청·거제시와 함께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공동으로 추진해 거제·통영지역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휴양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기대했던 난대수목원이 무산된 마당에 국가정원 또한 확정적이 아니라 미지수 상태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정원에 대한 필요성과 용역을 추진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용역 결과에 따라 어떻게 계획이 변경되고, 대상지가 거제시라는 것 또한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게 논란의 골자다.

여기다 거제 난대수목원 후보지로 거론된 거제시 구천리 일대가 국가정원 조성 예정지로 합당한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일면서, 굳이 국가정원에만 얽매이지 말고 해양수목원 조성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시민 A(53·고현동)씨는 "국가정원 추진이라는 말은 난대수목원 무산의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난대수목원 조성을 염원했던 시민들께 사과하는 게 우선이며, 납득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가시적인 대안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거제시뿐 아니라 경남도와 산림청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림청은 2018년 12월 제4차 수목원진흥기본계획에 국립난대수목원을 반영해 대상지 선정을 실시, 2019년 10월 1차 평가에서 완도와 거제 모두 대상지 '적정' 평가를 하고 2곳에 난대수목원 조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타당성 평가와 기본구상 용역' 결과 현재 전남도립수목원으로 조성돼 운영 중이고 난대림 자원을 기반으로 자연적 가치를 인정받은 완도를 난대수목원으로 조성키로 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그러면서 산림청은 대상지가 분지형태의 평탄지이며 주변 관광지가 발달해 관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거제는 대체사업(한·아세안 국가정원)이 필요하다고 경남도와 거제시에 알렸다.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2019년 11월26일 부산에서 개최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서 채택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산림관리협력 방안의 하나로 제안된 공동협력 사업이다.

한·아세안 국가정원으로 산림청에서 용역을 준비중인 곳은 동부면 구천리 소재 200㏊의 국유림이다. 이곳이 국가정원으로 조성이 되면 연간 5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순천만 국가정원과 같은 관광효과가 기대된다고 경남도는 내다봤다.

경남도는 "거제시에 추진하고자 하는 '한·아세안 국가정원'의 사업규모도 순천만국가정원 등의 규모를 감안 해보면 국립난대수목원 이상의 사업비(1800억원)가 투입될 전망"이라고 했다.

변광용 시장은 "거제시민 모두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으로 일군 '한·아세안 국가정원'이 세계적 관광명소로 우뚝 서 거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의 촉매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관광 휴양 거점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아세안 국가정원의 성공적인 추진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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