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을 현금으로만 받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카드결제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고현동 한 노상공용주차장을 이용하던 A씨. 운전석 차창에 바짝 붙어선 주차요원이 3800원을 내라고 손을 내밀었다. 신용카드를 내밀었더니 현금만 된다며 재촉했다. 평소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해 온 탓에 기분이 상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을텐데 불편할 게 뻔했다.

또 코로나 2.5단계 거리두기 시행을 하는 시기에 오염물질이 많은 노상에서 맨손으로 현금을 주고 받는 것도 께름칙했다. 서울에 있을 때는 공용주차장 주차요원들이 카드리더기를 소지하고 있어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했었다.

옥포수협 앞 노상주차장을 이용하고 출차를 하던 B씨. 주차요원은 운전석 옆에 와서 4700원이 나왔다며 손을 내밀었다. 다자녀카드와 신용카드를 내밀었더니 할인은 되지만 현금만 된다고 했다. 마침 현금을 가진 것이 없어 아이를 데리고 인근 은행에 가서 현금을 찾아와 인도에 서서 지불하고 잔돈을 받았다. 깔끔하게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시간도 빠르고 공용주차장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데이터도 나올텐데 안타까웠다. 또 아이를 데리고 있어서 현금을 주고받으면서 혹시라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었을까 봐 맘이 편치 않았다.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몇백원 단위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은 소액 동전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신용·체크카드로 편리하게 지불하고 싶어한다. 시민들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현금으로만 주차요금을 받는 이유는 거제시가 신용카드 결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신용·교통카드로 주차요금을 낼 수 있도록 시내의 모든 공영주차장을 통합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시민들은 어디에 있는 주차장에 빈자리가 있는지 안내받을 수도 있다. 경기도 이천시는 2018년부터 전 공영주차장에 카드결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경기도 연천군도 2018년부터 노상공영주차장에 카드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정부시는 2019년부터 신용카드 외에도 스마트 폰으로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심지어 서울과 울산은 차량번호를 조회해 미리 등록한 계좌나 신용카드에서 결제되는 '지갑 없는 공용주차장'까지 운영한다. 사람들은 주차요금 결제를 위해 지갑을 꺼내거나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무정차로 주차장을 나가면 된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저소득층·국가유공자 등 법정 할인대상자 파악이 용이해 실질적인 혜택도 준다.

차량번호 인식이 어려운 노상공용주차장에는 도로바닥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차량번호를 인식하게 만든 시스템을 사용하게 만들었고 어디에 얼마나 빈자리가 있는지 실시간으로 검색도 가능하다. 

당장 노상공용주차장에 완전 자동 결제시스템 도입은 힘들더라도 현금과 신용카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편의를 더 보살펴 주어야 한다.

거제시는 노상공영주차장 주차요원들에게 카드단말기를 지급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현금을 주고받으면서 코로나19 전염병의 확산 예방 차원에서도 신용카드 도입은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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