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지금 우리는 기침소리만 내어도 스스로 당황하고 주변 시선에 눈치를 보는 세상을 살고 있다. 세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삶의 영역 속에 공식이 아닌 파행적인 기준이 되어 엄청난 혼란과 아픔을 가져왔다.

옛날의 정치구호 중에 '뭉치면 살고 흩으지면 죽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뭉치면 죽고 흩으지면 산다'는 역설적인 구호가 됐으니 이미 우리는 이상한 세상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야 되고 보고 싶은 사람은 천리 길을 가서도 만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방식이었다. 이러한 공식이 깨어지다 보니 우리 모두는 아파한다.

그렇게도 우리를 사랑하셨던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하여 고통 중에 있을 때에도 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나지 못한다. 때론 화상전화로 마지막 통화를 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눈물겨운 일에 가슴이 미어오기도 한다.

그 뿐일까? 현재 우리의 상황은 코로나 19로 인해 셧다운과 의료시스템 붕괴, 경기추락과 더불어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실직자 속출 등 힘든 상황 속에 놓여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정치·경제·산업·교육·보건·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우성들이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코로나19 이후에 우리 사회는 원격수업·화상회의·재택근무·배달문화·이동제한에 따른 항공 및 관광수요의 감소, 정부의 통제 등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현상들은 우리 생활 전반에 불편을 가져올뿐만 아니라 고통을 안겨다 주기에 즐거운 노래소리가 사라지고 탄식도 지쳐 신음소리만 들려온다. 남녀노소 모두가 힘들고 아프다.

지금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회복을 꿈꾸고 있다. 언제 좋은 날이 올 수 있을까? 언제 경기가 회복 될까? 언제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공기 마시며 살까? 이전의 일상생활이 그리워지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위대한 말씀으로 인내를 하면서 회복을 소망하고 있다. 회복(回復)이란 '원래의 좋은 상태로 되돌리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욕심이 많아 무조건 미래의 것만을 추구했다가 지금 돌아보니 지난날의 자연의 혜택과 소박한 인간미 즉 사람들과 만나 웃음을 교환하고 여행의 발걸음과 시장의 활발함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인간관은 곧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지금 셧다운과 단절된 세상에서 우리 인간은 이 회복이 없으면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리가 한시도 살 수 없는 것이다.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 곧 다시금 살아갈 수 있는 회복이라는 복원력이다. 

어느 엄마가 부엌에서 국을 많이 끓여서 옆집으로 가지고 가는 것을 보고, 유치원 다니는 딸아이가 물었다.

"엄마는 왜 옆집에 국을 가지고 가는 거야?" 
"옆집 아줌마의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가슴에 상처를 입으시고 누워 계셔"라고 대답하고 국을 가져다주고 돌아오니까, 딸아이가 무엇을 찾아 가지고는 밖으로 나갔다. 일회용 반창고를 가지고는 옆집 아줌마에게 간 것이다.
"엄마가 그러는데 아줌마 가슴에 상처가 있다면서요.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면 곧 나을 거예요."

이 딸아이가 가져온 반창고는 마음을 치료해 주는 사랑의 반창고였다. 반창고에 연고도 없고 치료될 만한 약제가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요즘 국민들은 불안한 마음, 괴로운 마음, 억눌린 마음을 치료하는 마음의 양약과 같은 이 반창고를 가슴에 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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