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주고 밀어주는 장애·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
재가장애인들의 나들이 "가을풍경과 인생샷 남기기"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온다. 이 시기가 되면 장애인·노인 보육시설 등에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진다.

정치인은 물론 관공서·기업인·시민·사회·봉사단체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복지시설을 찾는다. 하지만 집에서 주로 거주하는 재가장애인들을 위한 온정과 돌봄의 손길은 피부로 와 닿기 쉽지 않다.

늘 주변에 있지만 무심코 지나치거나 별다른 관심 없이 대하는 이들, 바로 장애인들이다. 그중에서 재가장애인들은 더욱 사회로부터 소외되기 싶다. 이런 재가장애인들을 위해 로타리클럽과 거제시장애인복지회관이 특별한 나들이를 준비해 이들과 손잡고 동행하며 따뜻한 온정을 나눴다.

닫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 끌어주고 밀어주며 '가을풍경과 함께하는 인생샷'을 남겼다. 또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서로 보듬으며 사랑과 행복을 함께 공감했다.

거제시장애인복지관(관장직무대행 윤숙이)은 지난 15일 서거제로타리클럽·거제해금강로타리클럽과 공동 주관으로 지역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재가장애인 16명과 함께 '가을풍경과 함께하는 인생샷 남기기'라는 테마로 진주시 일대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들 세 기관은 장애 당사자의 결혼식을 지원하는 '리마인드웨딩 환상의 커플-우리 결혼했어요'를 시작으로 2018년부터 공동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올해는 '가을풍경과 함께하는 인생샷~ 남기기'로 협력사업을 함께한 것.

이번 나들이에는 재가장애인 16명과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짝을 맞춰 레일바이크를 타고 수목원을 관람하면서 가을을 만끽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수칙은 누구보다도 철저히 지켰다.

"얼마만의 외출인지 모르겠다. 좋은 날씨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인생사진도 찍고, 한 달 후에는 느린우체통으로 사진을 보내준다니 벌써 기다려진다. 오늘 하루 정말 행복하다"며 기쁨을 전하는 재가장애인 A씨.

"오늘 하루만의 짝꿍이 아니라 자주 만나고 싶은 동생이 생겼다. 나들이에 참여함으로써 오히려 내가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는 로타리안 B씨.

거제시장애인복지관은 장애당사자들의 건전한 여가생활과 사회적 소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재가복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외출과 문화생활을 즐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가장애인들을 위해 장애당사자의 욕구를 반영한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날 아름다운 동행에는 로타리안들이 함께 했다.

한 장애인 활동가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사람이다. 장애가 있어서 특별하거나 또는 불쾌감을 주는 존재가 아니다. 그저 평범하게 자신들을 봐달라"고 말하고 있다.

장애인은 그저 존재할 뿐이고, 그 존재는 어떤 당위보다 소중하고 중요하다. 그냥 한 사람으로 봐달라는 게 한결같은 이들의 바람이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을 당연히 누리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싶다는 장애인들의 바람이 큰 울림을 주는 의미 있는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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