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1517년 10월31일 루터는 비텐베르크 대학교 안에 있는 교회당 앞에 대자보를 걸었다. 95개조로 된 항의문이었는데, 주요 내용은 면죄부를 판매하는 것이 비성경적이라는 것이었다.

1457년 교황 칼릴스투스는 연옥에서 고통 받는 자들의 영혼을 해방시키는 것도 면죄에 의해 할 수 있다고 선포했다.

원죄로 말미암은 죄는 세례를 받을 때에 사라지지만, 자범죄는 면죄 받아야 하는데, 자신도 알지 못했던 죄나 고백하지 못한 죄는 여전히 남아 있어, 사람이 죽으면 연옥으로 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면죄부를 사면 그 모든 죄가 청산되어 천국으로 간다는 것이다.

1507년 교황 줄리우스 2세는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기금 마련을 위해 절대 면죄부를 발행하였다. 1513년 레오 10세는 이 면죄부를 재발행하고, 면죄부를 판매했다.

면죄부의 판매실적을 가장 많이 올린 사람은 요한 테첼이었는데, 그는 각 마을들에 자기가 갈 것을 미리 광고하고, 기수와 북치는 사람, 나팔 부는 사람을 앞세워 각 마을을 다니며 면죄부 판매를 독려하기 위한 설교를 했다.

이때 테첼은 "당신들은 세상을 떠난 친척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가? 지금 그들이 당신들에게 울부짖으면서 하는 말을 왜 못 듣는가? 그들이 이렇게 외치고 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어라. 우리는 무서운 형벌을 받고 있다. 너희들은 적은 돈으로도 우리를 이 고통에서 구해낼 수 있지 않느냐? 그런데 너는 우리를 구해내지 않으려느냐?'"고 설교했다. 그러면서 "금화가 헌금궤에 떨어지며 땡그랑 소리를 내는 순간, 영혼은 연옥을 벗어나 하늘나라를 향해 올라가리라"고 했다.

루터도 한 때는 면죄 받지 못한 죄로 인해 두려워 떨었었다. 고해성사를 하고 돌아서도 여전히 고백하지 못한 죄가 남아있는 것 같아 늘 불안했던 것이다.

이런 루터가 1513년 시편을 강의하면서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성품이기도 하지만, 또한 동시에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에게 나눠주시는 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 후 1515년 로마서를 강의하면서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루터에게 면죄부를 사면 구원받는다는 소리는 엉터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루터는 대자보를 붙여 면죄부는 엉터리라고 외친 것이다. 이러한 루터의 95개조 항의문이 기폭제가 되어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종교개혁의 기본 정신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외쳤다. 성도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기준은 오직 성경이다. 교회는 성경 말씀에 따라 끊임없이 개혁돼야 한다. 그래서 성도와 말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언제나 말씀 앞에 "아멘" 해야 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라는 명령을 받았다. 100세에 얻은 독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아들이다. 그 아들을 어떻게 번제로 드릴 수 있는가? 그런데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그 말씀에 순종한다. 순종할 때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의 은혜를 주시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리라"는 복의 약속을 주셨다.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여리고성을 돌라고 말씀하셨다. 성을 돌면 성벽이 무너지고 굳게 닫힌 성문이 열리리라는 것이다. 황당해 보이는 명령이지만 여호수아의 군대는 매일 성을 돌았다. 약속한 7일째 성벽이 무너졌다.

가나의 혼인집에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예수님은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고 말씀하셨다. 물을 채웠더니 그 물이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최고급 포도주로 변하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게 된다.

기독교는 말씀의 종교이다.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야 한다. 때로는 황당해 보이고, 때로는 납득이 되지 않아도 말씀대로 살아갈 때에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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