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자유(freedom)입니다. 그래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하면서까지 자유를 갈구했으며, 그 소중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고 노력해 왔던 세계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유란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절대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뜻(의지)에 따라 행동하며 자유로운 존재로 살고자 합니다. 그건 하늘의 존재(신학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인간이 누려야 할 천부적(天賦的)인 기본권으로 다양한 종류의 자유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신적(사상)·신체·거주 이전·직업 선택·사생활·통신·양심·종교·언론출판·학문예술·집회결사의 자유 등이 명시돼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할지라도 자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 마음대로의 자유(방종)가 아니라,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지요.

팔을 내 마음대로 돌릴 수는 있습니다. 하루 종일 돌려도 탓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건 내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팔을 돌리다가 남을 때리거나, 다치게 하면 안 됩니다. 그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유란 국가 안전 보장이나 질서 유지·공공복리에 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같은 맥락의 말씀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고전10:23-24)에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 하는 말씀이 나옵니다. 정리하면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내 자유이지만, 남을 먼저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유익)이 되도록 하므로 덕을 세우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배경은 고린도 교회 내에서 우상의 제물로 드린 음식을 두고 먹어도 괜찮은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고전8:9)에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권면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나의 지식과 믿음으로는 우상의 제물일지라도 그저 먹는 음식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거리낌없이 먹을 수 있지만, 믿음이 약한 자들이 보면 시험에 들 수 있으니 조심하라.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고, 먹든지 마시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도 우상제물도, 포도주(술)도 먹지 아니하리라고 하면서 무엇이든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 너희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이웃을 기쁘게 하고,덕을 세우도록 하라(롬15:2).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사람에게 덕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는다(고전8:18-19)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8.15광복절 집회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코로나를 퇴치하기 위한 의료진들과 전 국민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교인들이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도망·방해하면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자 교회를 향한 전국민적인 비난이 빗발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누구든지 정치적인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며, 반대 집회도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요, 자유입니다. 그것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문제는 코로나 확산의 위험이 따르는 이 엄중한 시기에 그 집회를 강행함으로써 전 국민의 건강에 치명적인 위해(危害)를 끼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며, 나라경제가 마비되는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발생케 했던 무지막지한 집회를 하고서도 사과하기는 커녕 도리어 바이러스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차 말이 나오지 않네요.
하나님의 종이라면 진리의 말씀에 순종하고, 모든 일에 덕이 되도록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데,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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