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 취미활동 책임 물어야
안전불감 취미활동 책임 물어야
  • 거제신문
  • 승인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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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50여일 계속된 역대급 최악의 장마 속에 전국이 물난리를 겪고 인명피해 또한 속출했다.

수십명이 사망하고 1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상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주택과 농지가 침수되면서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가축들이 지붕위에 올라가 생명을 부지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6.25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힘겨운 우스갯소리가 실감날 정도의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장마로 국민 모두가 두려움과 실의에 잠기기도 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일에는 태풍 '장미'가 거제도에 상륙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거제시민 모두가 잔뜩 움츠리며 긴장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거제의 산과 바다에서 잇따라 발생한 '안전불감증'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태풍이 북상중인 지난 9일 오전 8시쯤 거제시 남부면 해금강 십자동굴에서 부산지역 수영동호회 회원 23여명이 고립됐다가 현장에 급파된 해양경찰 경비함정과 연안구조정 및 구조대에게 다행히 구조됐다. 구조당시 동호회원들은 십자동굴에 몸을 피한 상태였지만 그 중 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너울성 파도로 인해 구조대원들이 어렵게 구조로프를 설치하는 등 천신만고 끝에 1시간12분만에 전원 구조했다.

해경은 구조 당시 태풍이 북상중인 시점으로 너울성 파도가 치는 상황이라 빠른 구조가 필요했고, 조금만 늦었어도 기상악화로 구조가 힘들었던 상황이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월7일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홍도 해상동굴에 취미활동을 하다 고립된 남녀 다이버 2명을 구조하던 통영해경 구조대원 정호종(34) 경장이 밤새 사투를 벌이다 갑자기 덮친 파도에 휩쓸려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또 한 시간쯤 뒤에는 산사태 위기경보로 통제된 곳에서 산행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창원지역 산악회 회원 14명은 이날 산사태 위기경보로 통제된 남부면 가라산 탐방로 통제시설을 무시하고 산행을 하다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당시에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모든 국립공원 탐방로가 전면 폐쇄된 상태였다. 전국에서 물난리와 산사태 피해가 속출하고 거제지역에도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가라산·망산 등 산악지역의 지반이 약해져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이같은 몰지각한 동호인들의 무리한 취미활동과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을 목소리가 높다. 규정을 위반하고 안전대책도 없이 오직 자신들의 취미활동만 추구하다 구조대상으로 전락하고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이 절박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이 즐기기 위해 경고를 무시하다 스스로 위험에 내몰리지만, 구조대원들은 때론 목숨을 걸고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선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훈련으로 무장된 구조대원들도 그들 역시 일정한 한계가 있는 인간이다. 일부 몰지각하고 제멋대로인 사람들을 위해 더 이상 구조대원들까지 사지로 내모는 일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안전불감증은 모든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믿으며,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는 착각증상이다. 그러기에 안전불감증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대부분 인재로 귀결된다. '코로나19'처럼 실정법이나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안전불감증으로 위험 상황을 자초한 당사자에게는 일정한 범위에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비용을 부과하는 '자기부담의 원칙'을 엄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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