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작년 이맘때 거제신문 데스크칼럼을 통해 '정 나누는 가정의달 5월 되길' 기원했다.

각종 기념일이 많아 '가정의 달=지출 많은 달'이라는 푸념과 함께 가뜩이나 얇아진 지갑이 더욱 왜소해지기도 하지만 마음을 담은 선물과 언행으로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올해도 어김없이 가정의 달은 다가왔다. 해마다 많은 일들과 사연이 어찌 없겠냐마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안생활이 많은 올해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가정의 달이 될 것 같다.

4월30일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5월1일 노동절에 주말과 5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수많은 인파가 가족과 함께 나들이에 나서 모처럼 거제도로가 붐볐다.

주요 관광지 진입도로는 곳곳에서 교통정체가 발생했고 매미성과 바람의언덕, 리조트 주변은 삼삼오오 마스크를 쓴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소 잠잠해진 코로나19 여파에도 뚫고 오랜만에 바깥구경에 나선 관광객들의 가려진 얼굴엔 웃음꽃이 폈다.

모두들 그동안 움츠렸던 발걸음이 그나마 편해졌다. 그냥 하루빨리 마스크도, 편견과 감염걱정도 없이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마스크 없이 일하고 학교에 다니는 너무나 소박한 꿈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 여파도 5월은 가정의 달임에 틀림없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1일은 입양의날, 15일은 스승의날, 20일은 세계인(다문화가족)의날, 21일은 성년의날, 22일은 부부의날이다. 또한 지난 1일은 근로자의 날, 오는 18일은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19일은 세계 발명의 날, 25일은 방제의 날,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1년 12달 중 의미 깊은 기념일 등이 제일 많이 끼여 있는 달이 바로 5월이다.

그중에서도 가정의 달과 직접적인 관련이 되는 날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입양의날·스승의날·성년의날·부부의날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렸던 어깨지만 5월을 맞아 아이들과 부모님을 생각하고, 가정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주위를 둘러보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학교도 못가며 온라인수업에 매달리는 아이들과, 학생 없는 교실에서 온라인수업을 하는 선생님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아이들과 싸우다시피 하면서 자식들을 보살피는 부모님 등 서로에게 따뜻한 인사라도 건네보자.

서로가 삶의 바쁜 일상으로 소홀히 했던 가족 공동체의 시간을 갖고, 집안의 부모님과 친척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귀한 시간을 가져보자. 훌륭한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 은사님과 평소 사랑과 보살핌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안부를 여쭙는 기회를 가져보자.

배 아파 낳아 길러 오면서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고 평생 동안 온몸을 다 바쳐 온 부모님을 모시고 맛집 등을 찾아 식사라도 대접하자. 바깥공기 마시기 힘든 요즘,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은 아이들을 위해 가까운 놀이터라도 다녀보자.

싱그런 신록이 아름다운 매년 5월이면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가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렇다 할 소식도 없고, 또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과 가정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느껴야 한다.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드는 가정의 달. 너나 할 것 없이 국민모두의 힘으로 코로나19를 이겨가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모두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며 소외된 불우 이웃도 한번쯤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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