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봄이 시작되는 3월, 공곶이 수선화는 노란꽃을 피웠지만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처럼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얼굴에서 봄날의 설렘이나 웃음꽃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4월15일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 아니라 '총선무화초'다. 이번 총선은 꽃이나 화초가 없는 삭막하고 쓸쓸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당선됐다고 기뻐 웃을 형편도 안 될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아파하고 있다. 경제는 최악의 상황이며 소상공인·일용직·임시직 노동자들은 끼니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은 탈진상태라고 전해진다. 경제적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국민들도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기는 매일반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력은 대단하다. '마늘'의 힘으로 사스나 메르스를 이겨낸 민족답게 서로를 격려하며 어떻게든 버텨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의료인과 자원봉사자들이 대구와 경북으로 달려가고 있고, 각지에서 '대구·경북 힘내라'고 온정의 손길과 응원을 보내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료 운동'이 확산되고 마스크 기부가 이어지며, '식당 가주기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얼마나 대단한 민족이고 국민들인가? 이런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런데 정치권은 어떠한가? 국가적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태기는 커녕 국민적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집권여당은 '봉쇄조치' 발언으로 가뜩이나 아파하는 대구·경북 주민들께 더 큰 상처를 줬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되레 국민적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 이 와중에 총선에서 승리하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과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마당에 당리당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싸움질이다.

'갑'과 '을'을 없애자는 세태 속에 본지는 거제시민이 '갑'이길 바라며 이번 4.15 총선 기획으로 '유권자가 갑(甲)이다'를 꾸준히 연재하고 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하는데 언제 정치인으로부터 주인이나 '갑' 대접을 받아 봤나 싶다. 정치인들은 표만 얻고 나면 '갑'으로 둔갑하고 유권자인 국민은 '을'이 되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거제지역에서만이라도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갑'인 선거를 만들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정치인과 유권자간 계약을 맺는 것이 투표다. 투표는 유권자인 국민이 '갑'이라는 주인임을 선포하는 것이며, 국회의원은 '을'이 돼 국민을 따르겠다는 계약인 셈이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려워도 4.15 총선이 '총선무화초'가 될지언정 유권자는 투표를 해야 한다. 또 출마자들은 코로나19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방역 실패의 책임과 공방은 코로나19가 진정된 뒤에 물어도 늦지 않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정치와 언론이 어떤 가짜뉴스를 생산하는지도 알고 있다. 제발 코로나19로 가짜뉴스를 생산하지 않기를 바라며, 출마자들도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같이 아파하는 진정어린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일부에서 총선이 연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 예측하기도 한다. 미뤄지기야 할까마는 투표율 저하 우려는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코로나19가 빨리 물러나는 것과 후보자들의 상품가치를 높여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제 미래먹거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공약과 코로나의 아픔을 같이 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분명 올 봄은 '총선무화초, 춘래불사춘'이다. 총선 후보자들의 알찬 공약과 진정성이 거제시민들 마음에 봄날의 설렘으로 다가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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