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비판'과 '폄훼'는 둘 다 좋은 뜻은 아니다. 비판이란 '남의 결점을 드러내어 퍼뜨림'이고, 폄훼는 '남을 깎아 내리고 헐뜯음'이다. 이를 특정개인에게 적용하면 인신공격이 된다.

선거철만 되면 비판과 폄훼가 난무하고, 인신공격에까지 이른다. 올 4월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얼마전 거제에도 여·야권 후보대상들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다. 이제 부터가 문제다. 거제발 언론보도에 따르면 본선에 돌입하기도 전에 벌써 다른 진영의 인물, 심지어 같은 진영의 경쟁상대를 비판하고 폄훼한다. 심지어 온갖 방법으로 헛소문을 퍼뜨린다. 결국 인신공격을 하는 것이다. 이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한참 못 미치는 행동이다. 

인신공격은 죄악이다. 타인을 비판하고 폄훼하며 인신공격을 해야만 자신이 돋보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며 잘못된 판단이다.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치졸한 단면만 노출시키는 역효과의 표본임을 왜 모를까?

국민을 대표하려는 지도자의 기본 자질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국회의원은 '선거구민의 의사에 구속되지 않고, 전체 국민의 대표로서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정해져 있다. 선거는 유권자의 판단과 검증에 의해 투표로 결정되는 민주주의의 우수한 제도다.

그런데 왜 선거철만 되면 구태의연한 행동, 비판과 폄훼, 인신공격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거제지역은 선거시기에 타 지역에 비해 이런 비난과 폄훼·음해·헛소문이 유독 심하다고 본다.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필자가 직접 현지, 거제에서 보고 듣고 하면서 피부로 느꼈다.

그때 여당으로 A후보가 전략공천을 받아서 험난한 선거과정을 겪는 것을 봤다. S대 법대출신의 유능한 경영인이며 앞날이 창창한 분이었다. 그런 그가 험난한 거제 정치판에서 매도·폄훼 당하고,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환멸을 느꼈다. 30년이 지난 지금, 거제지역 언론 보도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까.

이후로 거제의 선거판을 보면서 왜 유독 거제가 타 지역에 비해 심한가를 곰곰 생각했다. 그 이유는 지정학적인 이유가 있지 싶었다. 우리는 태생이 섬사람이다. 지금이야 대교가 있어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하므로 고립된 지역이 아니지만, 예전 외지와 교류없이 섬 안에서 오래 살면서 배타적인 기질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지 싶다. 좁은 섬 지역에 모여 살다보니 이웃의 집안 사정, 심지어 숟가락 숫자까지 알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러다 객지에 나가서 돈을 잘 벌어 귀향하거나, 출세를 해 금의환향 하면 모두 기뻐하고 축하해줘야 하거늘 오히려 빈정거리거나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즉 배타적 기질이 무의식으로 잔재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거제는 변했고, 유권자들도 현명하다. 거제는 경제환경이 농·어업 위주에서 상공업 위주의 도시 경제권으로 접어든지 오래다. 젊은 인구의 구성비중도 타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역동적이며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젊은 기운이 넘치는 곳이다.

그런데 선거철이 문제다. 이때만 되면 상대를 비판하고 폄훼하며 인신공격을 한다. 이런 행위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갈까. 착각이다. 웃음꺼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제발 이런 행동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필자는 고향을 떠난 지 수십년이 된다. 그래도 귀소본능이랄까,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산다. 고향이 잘되고 발전하기를 바란다. 경쟁할 일이 생기면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 뒤에서 비난하고 폄훼·음해·헛소문을 퍼뜨리는 인신공격은 비겁하다. 승부에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깨끗해야 한다. 승부가 가려지면 깨끗하게 승복을 하고 축하의 악수를 나누는 그런 멋진 거제인이면 좋겠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고 하는 이런 소인배적인 거제인이 없었으면 한다. 더구나 선량(選良)이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은 사람들이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상대를 칭찬하고 상대의 장점만을 이야기 하면, 상대방도 칭찬하고 장점을 소문낼 것 아닌가. 유권자들은 다 알고 있다. 누가 알곡이고, 쭉정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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