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130억5000만원과 256억5300만원. 이는 1990년 장승포시와 거제군의 당초예산이다. 장승포시와 거제군으로 이원화됐던 당시 장승포시는 일반회계 100억2500만원과 특별회계 30억2400만원으로 한 해 총 예산이 130억5000만원이었다.

거제군은 일반회계 219억3400만원과 특별회계 37억1900만원으로 총 256억5300만원이었다. 거제군과 장승포시를 합하면 397억300만원.

30년이 지난 2020년 통합 거제시 예산은 일반회계 8649억원과 특별회계 1305억원으로 총 예산은 9955억원이다. 물론 이 예산은 집행부인 거제시가 편성해 거제시의회에 심의·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한 예산안이지만 전례로 볼 때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2020년 예산안이 가감 없이 확정됐다고 가정할 경우 거제시는 30년전과 비교해 예산이 9557억7000만원 늘었다. 30년만에 25배 증가한 셈이다. 세월이나 예산증가 만큼 격세지감도 더해진다.

30년 전에 비해 인구에서부터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면에서 괄목할만한 질적·양적 성장을 이룬데 못지않게 예산도 크게 늘었다. 성장이 최고의 덕목일 수는 없지만 그동안 가뜩이나 부족한 가용예산이 제법 늘어 재정집행에 숨통이 튈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가 상존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21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시 내년 당초예산이 올해보다 2818억원(39.5%) 늘어난 9955억원으로 역대 최대액이라 밝히면서 예산 1조원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변 시장은 조선경기 침체 등으로 지방세 수입은 줄었으나 국가보조금과 보통교부세가 큰 폭으로 늘어 예산 규모가 1조원에 근접했다고 역대 최대 예산편성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연말 예상되는 국비확보 등으로 보태면 내년에는 예산이 1조원이 넘는다고 확신했다.

그는 "취임 당시 시의 당초예산은 7011억원으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규모였다"며 "취임 후 현재까지 청와대, 정부 각 부처, 국회 등을 찾아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고 현안과 비전을 제시하며 국·도비 확보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성과는 저를 비롯해 1200여 공직자가 함께 이뤄낸 쾌거라고 강조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2020년 당초예산 편성의 기본방향은 보육·교육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및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도로 등 기본 인프라 조기 확충, 출산 등 인구 증가지원 등 총체적인 시민의 삶의 질 제고와 체감화에 중점을 뒀다.

변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정 신속 집행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이 변화와 성과를 함께 체감하는 시정을 펼쳐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평화의 도시 거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저도 개방, KTX 남부내륙고속철도 등 거제의 새로운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착실히 준비하고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뛰면서 거제의 희망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결코 쉽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모두가 행복한 평화의 도시 거제는 증액된 예산과 시 행정의 의지만으로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미래의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혹자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소중한 것이 일상이라고 했다. 아이를 맘껏 낳고 잘 기를 수 있고, 학업을 마치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중년이 돼서는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아이들과 여성들이 안심하고 밤길을 돌아다니고, 없던 주차장이 집앞에 새로 생기고, 깨끗한 물과 공기를 마시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런 것들이라고 했다.

그는 시민은 내 삶을 위한 행정을 원한다고 했다. 많은 것을 원하지 않고 발 뻗고 잠잔 뒤 다시 일어나 일상에 묻히길 원할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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