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거제시 인구가 2년5개월만에 늘었다. 55명이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년이상 계속 줄던 감소세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데 의의가 크다. 극히 미미한 변화라 아직 바닥을 쳤다는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고무적이다. 조심스런 전망 속에 조선업 침체에 따른 '탈거제' 흐름이 그치고 인구 증가세로 돌아설지도 관심사다.

2017년 5월(25만6344명)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거제시 인구는 지난 9월말 24만8469명으로, 2년4개월만 동안 7875명 줄었다. 그러나 10월말에는 24만8524명으로 전월보다 55명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출이 전입을 웃도는 '전출 초과' 상태인데다 인구 증가도 40대 이상과 1~2인 가구 위주여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살아난 조선경기 덕에 삼성중공업은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1년전보다 근로자가 4000명 이상 늘었다. 유입인구가 증가했지만 유입인구에 비해 전체 인구는 큰 변화가 없다.

이는 거제를 떠나는 전출인구가 꾸준한데다 유입인구도 가족단위가 아닌 '나홀로' 거제에 일정기간 정착하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유입인구 또한 전입해 거제시에 주소지를 두는 것이 아니라 숙소 등에 머물면서, 가족이 있는 타지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혼·출산율 저하도 문제다.

인구 추이 중 두드러진 점이 40대 이상 중장년층과 1~2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3인이상 가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물론 중장년층의 경우 수명 연장에 따른 자연적인 증가도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 가정과 주소를 두고 홀로 거제에서 원룸 등에서 숙소생활을 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것. 가족단위로 이사를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 거제에 숙소를 두고 가족은 타지에서 생활하는 주말부부형태의 근로자가 상당수인데다 전입신고 기피현상 등으로 거제시 인구지표에는 크게 반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미 가족들이 타지에서 자리를 잡았고, 자녀들 또한 학업과 취업 등으로 외지에서 생활하고 있어 굳이 거제로 이사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조선경기가 언제 또 침체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자리 또한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학습효과로 인해 가족단위 이사나 주소지 이전을 꺼리는 것이다. 게다가 교육 문화 등 생활여건이 인근 대도시보다 열악하기 때문인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거제시는 인력을 새로 채용하는 조선소 등에 거제시 주소 갖기 운동 등을 독려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이유 등으로 가시적 효과는 미비하다. 다양한 일자리창출 방안과 인구 늘리기 시책을 내놓고 있지만 단시간에  한 번 내리막길을 걸은 현실을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

고작 한 달에 55명의 인구가 증가했다고 인구 증가세를 가늠하기엔 이르지만 그래도 희망적이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속적인 인구증가를 위해서는 조선경기가 살아나고 생활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시책 또한 절실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진 나라가 됐다. 여성이 평생동안 채 한 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추세대로 가면 2024년부터 인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거제시 출산율은 1명 이상이지만 2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유입인구 늘리기와 함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와 아이를 낳아서 큰 부담 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여건 조성이 요구된다. 힘들게 일해야만 빠듯이 살아가고, 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키기까지 3억원 가까이 든다는 상황에서는 인구증가는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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