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우 전 거제시 어업진흥과장
남선우 전 거제시 어업진흥과장

가을의 수산물하면 대부분 전어를 생각해 낸다. 전어는 '옛날 한 며느리가 시집살이가 하도 힘들어서 집을 나갔다가 시어머니의 전어 굽는 냄새에 못 이겨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전어 맛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고들 한다.

가을이 제철인 전어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다. 또한 골다공증과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오랫동안 가을 수산물로 각광을 받아온 전어가 요즘은 제철 없이 나오고 있어 가을 수산물로서는 많이 퇴색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올해는 남해안 굴 중에서도 최고로 불리는 거제 굴의 참맛으로 가을도 즐기고 가족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가을 외식 메뉴로 권해 보고자 한다.

굴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며 또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식품으로 그 종류도 많다. 한국에서는 모든 연안에 분포하며 주요 양식 대상이고, 또 주요 수출품목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굴의 생산량은 자연적인 해황에 따라 풍흉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한국에서는 통영·거제·고성을 중심으로 한 경남에서의 생산량이 전체 굴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

특히, 경남지역 중에서도 우리지역 거제만은 미 FDA(미국식품의약국)가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청정해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남해안 굴 주산단지 중에서도 명산지이다.

올해는 태풍이 유난히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보다 굴 작황이 매우 좋다고 한다. 작황이 다른 해보다 좋은 원인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풍부하게 내린 비가 다량의 육지 영양염분을 바다로 유입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굴은 성장도가 매우 빠르고 비만도가 높아 굴 알이 토실토실하고 입안에서 터질 때 느껴지는 맛 또한 일품이다.        

굴은 식용종인 참굴과 벚굴·바위굴 등의 종류가 있으며, 양식굴의 주요품종으로는 참굴을 말하며,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고 있다. 굴이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는 오래됐으며, 모려·석화 등으로 불리고, 바다의 우유라 불릴 정도로 철분의 함양이 많고, 아연은 남성의 스태미나에 좋다.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적고 칼슘이 풍부해 식이조절 시 부족해지기 쉬운 칼슘을 보충할 수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굴을 고를 때는 살이 통통하게 부풀어 눌렀을 때 탄력이 있고 살 가장자리에 검은 테가 선명한 것이 좋다. 굴은 익혀 먹어도 영양분에는 큰 차이가 없어 살짝 데쳐먹거나, 국·탕·튀김요리 등으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음식에 대하여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을 미식가라 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일을 몹시 즐기는 사람을 식객이라 이른다. 가을은 미식가들을 움직이게 하는 음식들이 많다. 산야가 형형색색의 단풍잎들로 예쁘게 단장할 때면 지역마다의 먹을거리 축제들로 넘쳐난다. 가족들과 가을 놀이 겸 먹을거리를 찾아 축제장에 가면 때론 실망감만 안고 돌아오는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 지역경제도 살리고 영양만점의 굴 맛도 즐기신다면 일거양득으로 보람되지 않을까?

우리지역에서 청청 굴 생산지 하면 거제만을 대표적으로 꼽으며, 거제만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는 동부·거제·둔덕면이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들은 거제만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거제산굴의 주산지이기도 하지만, 남해안 굴구이 요리의 원조지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거제지역에서 굴구이의 역사는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굴구이를 맛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또한 가족 단위로 저렴하게 외식을 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계절메뉴로 으뜸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실망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남도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지역문화도 탐방할 수 있는 가볼만한 곳들이 산재해 있다. 그 중에서도 거제면은 고려·조선시대의 중앙사부학당과 같은 향교를 비롯하여, 조선중기 이후에 발달한 반곡서원이 있고, 동헌과 기성관, 청정해역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성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옥산금성, 죽림포의 바다 해묘 등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지역문화도 접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농업개발원을 비롯한 다수의 지역 농산품 생산 현장도 볼거리로 부족하지 않다. 가족들과 함께 멀리가지 않고도 뜻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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