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광의 거제섬&섬길]

웰빙문화 확산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걷기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거제시는 2011년부터 '거제섬&섬길'을 조성해 관광자원화에 나섰다.
본지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거제섬&섬길'을 답사·취재해 탐방기사를 기획·보도했다. 거제시가 2011년부터 조성한 총 14개 코스중 10개 코스를 걸어보고 '섬&섬길'을 몸과 마음으로 느꼈다. 이는 거제시가 염원하는 1000만 관광거제의 길이 '거제섬&섬길'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섬&섬길'의 매력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발품을 팔아 현장을 답사한 결과 "과연 거제의 풍광은 아름답고, 환상의 섬으로 비유될 수 있겠구나"였다. 반면  '거제섬&섬길'의 많은 문제와 개선점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에 본지는 '거제섬&섬길'을 탐방·취재한 기자들과 자체 토론회를 열어 현장에서 보고 느낀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섬&섬길 기획보도가 홍보의 목적이었다면 이번 토론회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점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다.  - 편집자 주


거제섬&섬길 중 9코스 무지개길 홍포∼여차 구간에서 바라 본 대소병대도 모습.
거제섬&섬길 중 9코스 무지개길 홍포∼여차 구간에서 바라 본 대소병대도 모습.

# '거제섬&섬길'이라는 이름을 '거제섬&산길'로 고쳐야 할 것 같다.
= 섬길의 부드러운 어감으로 표현했지만 실제 거제섬&섬길은 등산 애호가들이 즐기는 트레킹 코스라고 할 만큼 힘들다는 지적.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한가하게 걷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쉽게 떠났다간 큰 코 다친다는 것이다.
코스 대부분이 임도와 기존 등산로를 이용하다보니 가파르고 정비가 부족해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걷기에는 체력적 부담이 심하다는 의견. 섬길이라기보다는 트레킹 코스라는 게 더 어울린다고 첨언.

# 무지개길·바람의 언덕길의 최고 자랑거리가 해안절경인데 나무에 가려 환상적인 경관을 볼 수 없다.
= 남해안 최고의 절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높게 자란 해안가 나무들로 인해 길을 걸으면서 해안절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지적. 특히 이곳은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이라 나무 한 그루라도 마음대로 벨 수 없는 상태.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끊임없이 협의해 선택적 벌목이 필요하다는 의견. 공원구역이 아닌 다른 코스 상당수도 우거진 수목이 바다전망을 가리는 것은 마찬가지.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

#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로 가라는지 헷갈린다.
= 섬길 시작점을 찾기 어렵고 이정표 설치·관리상태가 허술하다는 지적. 설치된 종합안내판이 훼손되고 낡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것도 다수. 이정표도 부족해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일부 구간은 지역 주민들도 입구에 대해 잘 몰라.

# 임도·등산로 위주의 섬길보다 스토리텔링과 테마 중심의 특성화된 길로 재구성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 칠천량 해전길의 경우 굳이 등산로를 이용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오히려 마을을 따라 칠천도를 한 바퀴 도는 게 둘레길의 진정한 의미가 아닌지 반문. 원하는 것은 마을의 문화와 주민의 삶이 녹아 있는 섬길이다. 임도를 따라 동백과 벚나무·수국 등을 식재해 임도마다의 특색을 만들어 스토리텔링하고 의미를 담아내는 것도 한 방안. 길고 힘든 코스보다 각각의 특색을 살린 이야기길로 세분화하고 재구성해야.

거제역사탐방길의 경우 선자산과 계룡산 코스를 제외하고 문화유적이 산재한 거제면을 중심으로 역사탐방길을 만들어야. 전통 5일장이 열리는 거제면 장날거리를 포함한 거제읍내길·장승포해방촌길·가조도노을길 등 지역특성이 묻어나는 섬길로 코스를 분리하고 재구성이 요구됨. 둔덕면 하둔~어구~거제면 법동으로 이어지는 해안길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무지개길 저구 구간 일부분은 왔던 길을 다시 가야하는 오류도 확인. 대포 레이더기지로 가는 길도 다시 돌아나와야 하는 임도이고 가봤자 군부대만 있을 뿐 볼거리도 부족. 하루에 다 걷기 힘들고 긴 코스라면 재조정하거나 분리 방법도 검토해야.

지난 8일 본사 회의실에서 임직원들이 모여 거제섬&섬길에 대해 좌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 8일 본사 회의실에서 임직원들이 모여 거제섬&섬길에 대해 좌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 걸으면서 힐링하는 길인가, 외부 등산객을 위한 길인가
= 거제섬&섬길의 정의와 개설 의도를 명확하게 하고 재정립 해야한다는 주장. 가볍고 힘든 정도를 객관적으로 안내하고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

# 종점에는 거제특산품을 활용한 먹거리도 마련해야 한다.
= 걷고나면 배가 출출한데 종점 인근에는 거제맛집 하나정도는 있어야 제격. 거제9미로 선정된 먹거리나 제철음식에 대한 홍보도 필요함.

# 공공근로자 투입 등으로 풀베기 작업 절실하다.
= 등산로와 비포장 임도의 경우 우거진 풀들로 길인지 풀밭인지 모를 지경. 특히 여름철이면 뱀 등 유해동물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돼 발 딛기도 내키지 않을 정도. 산길이 많은 탓에 풀베기 작업이 힘들 수도 있지만 공공근로자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는 의견. 풀베기·가지치기 등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됨.
유명세를 탄 몇몇 코스 외에는 인적이 드문 것도 풀이 무성한 이유 중 하나. 그러다보니 탐방객이 적어지고 수풀이 더 자라는 악순환 되풀이. 최소한 길 가운데라도 풀을 제거해야.

# 시작점과 종점이 달라 이동하기가 불편하다.
= 원점과 종점이 반대방향인 코스가 대부분이어서 차량 이용객이 원점으로 회귀하기가 불편. 대중교통이 부족한 것도 불편을 가중. 힘든 산길을 걷다보면 종점에서는 너무 지쳐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 택시 예약콜서비스 등 다양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

# 길만 만들어 이름을 붙였을 뿐 홍보도 관광자원화 방안도 없다.
=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은 유명세를 탄 반면 거제섬&섬길은 거제시민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거액을 들여 수년 동안 만든 길이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 관광자원화를 위해 새로운 지역 브랜드인 거제섬&섬길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방안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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