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우 전 거제시 어업진흥과장
남선우 전 거제시 어업진흥과장

인간은 지구의 자원을 이용해 살아가고 있다. 그 중 바다자원은 씨를 뿌리고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무한자원처럼 여기며 현재까지 살아왔다.

하지만 지구를 생각하지 않는 무분별한 산업화와 도시화·문화생활 등은 몇몇의 문제(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온실효과, 염화플루오린화탄소(CFC)의 오존층파괴 등)를 발생시켜 인류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바다자원도 비켜갈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

바다가 무한자원의 보고였음은 모두가 다 아는 바다. 그러나 무한한 자원을 생산해 왔던 바다 생태계도 인간들의 무분별한 육지자원 이용과 오염원의 배출로 황폐화의 일로를  걸어올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수많은 생물종들과 수생식물들이 감소되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산이 풍요로워야 바다가 산다는 말이 있다. 치산이면 녹수다. 산에 나무를 심고 잘 관리하면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와 수풀이 가득하고, 맑은 물이 흐른다.

또한 낙엽들이 떨어져 썩어 거름이 되고, 무기염들이 빗물에 씻겨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바다가 필요로 하는 영양염류의 증식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바다는 자체적으로도 먹이사슬이 형성되지만, 그 근원을 육지에서 얻지 못하면 먹이사슬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치산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민둥산이 천지였던 때도 바다 사정은 풍요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치산이 되어 어느 곳을 둘러봐도 민둥산이 없고 아름다운 강산만이 즐비한데 왜 바다가 황폐화의 일로를 걷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예전에는 토심을 길러 옥토로 만들기 위해 분뇨와 양질의 자연거름을 이용해 농사를 지었고, 거름은 토양 속에 녹아 들어가 빗물과 함께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풍부한 자양분이 됐고, 바다자원은 자연적으로 풍성하게 증식했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점차 산업화·도시화로 변화되면서 인간 활동의 문화생활은 물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바다로 흘러들어가야 할 물길은 틈 없이 막혀 공업용수·생활용수 등으로 이용되고, 토양에서 생성되는 영양염의 유입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로 변화되고 말았다. 그나마 이용했던 물도 인공처리 돼 영양분 함량이 전혀 없는 순수 물 자체로만 바다로 보내지고 있으니, 바다는 더욱 황폐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런 차제에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살아오는 어업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모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거제시 둔덕면 수만평 농지조성 현장에 철강 찌꺼기를 대규모로 매립하자 이곳에서 시퍼런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어민들이 공포스러워 하고 있다. 어민들은 이 침출수를 '철강슬래그 속에 있던 석회 성분이 물을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킨 수산화칼슘'으로 의심한다'는 내용의 보도다.

철광슬래그를 어떤 자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지, 농지조성용 매립토로 사용해도 2차 오염은 없는지, 오염을 유발했다면 원상복구에 대한 책임한계, 당초부터 농지조성의 의도가 아닌 철강슬래그의 처리를 위한 의도는 아니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 2차 피해를 막고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지구와 인간의 공존! 우리는 정말 소중한 매개체들을 잊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저 눈으로만 보아지는 환경, 그 안에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아주 작은 것 하나 "폐기물 투기 행위 금지"라도 지켜가면서 살 수 있는 기본적 자세가 필요한 때다.  

적어도 인간이 지구에서 생존하고 있음을 감사하며, 지구와 후손들의 미래를 생각하여 지금이라도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살려내야 하는 노력에 동참해 주길 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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