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자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거제시민들은 '거제의 미래'를 민주당 변광용 후보에게 맡겼다. 이번 선거에서 변 당선인은 6만2949표(52.47%)를 얻어 5만4764표(45.64%)의 자유한국당 서일준 후보를 8185표(6.82%)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최초의 민주당 출신의 시장이 된 변 당선인은 일운면 지세포에서 태어나 지세포중·거제고·서울대학교·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거제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한 그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 18·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특보를 맡았고, 민주당 거제지역 위원장을 역임했다.
5전6기의 도전 끝에 맛본 승리의 기쁨도 잠시, 거제 경제지표 최악의 상황에서 다음달 2일 9대 거제시장으로 취임하게 될 변 당선인은 '새로운 거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며 지역 현안을 파악하는데 선거운동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제시청 입성 열흘을 앞둔 지난 21일 오전 9시, 인수위 사무실인 거제상공회의소 1층에서 변 당선인을 만났다. <편집자 주>


Q. 거제시장 당선 축하드린다. 당선소감은?
= 무엇보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일당독점 권력구조를 교체하는 역사적 현장에 저 변광용과 시민이 함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고 기쁘다. 시민들의 성원을 선거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느낄 수 있었다. 이번만큼은 저 변광용에게 기회를 주실 거란 확고한 믿음으로 선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잘 완주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정말 고맙다. 어려운 거제현실, 제대로 바꿔달라는 민심의 흐름이 선거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바람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새로운 거제를 만들어가는 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린다.

Q. 5전6기라고 한다.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 미친 사람 아니냐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당만 옮기면 뭐든 할 수 있는데 왜 안 옮기냐는 얘기도 많이 있었다.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39살이었던 노무현 정부 때 출마한 시장선거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힘든 선거였다. 물론 그 외에 출마했던 선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출마하면서 가진 생각들은 공관 기득권의 벽을 깨보자였고 그런 부분들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계속 흘러온 것 같다.

변화의 씨앗을 뿌린다는 심정으로 일당독재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과정에서 힘든 부분들이 많았고 좌절하고 싶기도 했지만 꿋꿋이 잘 견뎌왔다. 늘 곁에는 시민이 함께했고 가족들이 든든한 응원군이 돼줬다. 이 땅의 민주화가 시민과 함께한 역사이듯 나의 정치 인생도 시민이란 단어를 빼곤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과정들이 이번에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섯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도 힘든 시간을 함께 하며 생계를 도맡았던 집사람과 자식들 그리고 늘 든든한 응원자였던 부모님과 장인·장모의 열성적인 관심과 배려들이 크게 힘이 됐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족은 늘 소중한 버팀목이었다.

Q. 정치인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 1995년 출범한 지방자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운동과 정치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특히 노무현과 문재인의 정치 철학을 배우면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뚜렷한 정치적 목표를 갖게 됐다.

Q. 이번 선거에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의심은 크게 하지 않았다. 당락에 대한 불안은 크게 없었다.

경선을 거쳐 본선 과정에서 근거 없는 얘기들, 마타도어로 흘러가는 양상은 심적으로 힘들었다. 정책선거 클린선거를 표방하면서 상대후보들이 어떤 식으로 나오더라도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세로 유지해왔지만 그런 과정에서 심적인 아픔이 있었다.

선거가 끝나면 또 그런 부분들은 말끔히 잊고 새로운 여정을 해나가는데 있어 좋은 부분은 받아들일 생각이다.

지난 21일 오전 9시 거제시장 인수위 사무실에서 변광용 당선자와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9시 거제시장 인수위 사무실에서 변광용 당선자와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Q. 거제시장으로서 펼칠 주요정책은?
= 임기 중 추진할 주요 3대 정책은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의 성공과 남부내륙철도(KTX)의 조기착공, 그리고 1000만 관광시대 거제의 개막이다.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승인이 아닌 성공을 목표로 할 것이며 이를 위해 현행 민영개발방식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공영개발로 전환할 것이다. 이를 통해 토지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기업이 입주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가겠다.

KTX 조기착공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의 6.13 선거공약인 만큼 반드시 임기 중에 착공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을 설득하겠다. 이를 통해 거제가 경남의 새로운 물류중심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 또 1000만 관광시대 거제의 개막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금강에서 옥포에 이르는 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하겠다. 또한 저도의 완전한 반환을 통해 명품 관광단지로 육성할 것이며 장승포 흥남철수 유적공원 조성, 둔덕면 고려사 관광특구 지정 등 지역별 특화 상품개발에도 힘쓰겠다.  

Q. 양대 조선소 문제와 미세먼지 해결방안이나 시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 조선경기를 살리는 방안으로 양대 조선의 선박수주와 관련하여 선수금환급보증서(RG)의 원활한 발급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과 협의할 것이며 자율운항선박 관제센터를 유치하고 오일·가스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해양플랜트 산업의 기반을 다지겠다.

미세먼지의 해결방안과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및 미세먼지 약자 보호 조례를 제정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사업, 경유차의 LPG 엔진 교체사업, 친환경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 등의 사업을 시 차원에서 확대 실시하겠다.

Q. 현재 거제현실은 이익단체들의 요구가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너무 많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당선만을 위해 다 들어주겠다고 말하는 건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취임 후 가능성 여부를 철저히 검토할 것이며 이해가 상충하는 사안의 경우 이해당사자와 함께 대화할 것이며 합의점과 절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Q. 거제시장으로서 꼭 이것만큼은 변화의 시작으로 삼겠다는 것이 있다면?
= 양대 조선을 중심으로 한 노사정 협의체의 정례화를 통해 지역경제 회복 방안을 마련하고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등 산업전반에 걸친 수평적 협의체를 출범시키겠다. 그리고 시민과 거리가 있는 시장, 다른 세계의 시장이라는 것을 깨고 싶다.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하며 소통하는 편안한 시장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싶다.

시민이 주인이다.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고 공무원은 공무원의 자세를 성실히 수행해가며 시장은 시민을 위해, 공무원들도 시민을 위해 복무해야한다는 것을 시정을 통해서 나타나게 해야 되겠다는 것이 변화의 시작을 끌어낼 수 있는 지점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Q. 당선인을 행정경험이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 대통령을 행정가로 규정짓지 않고 서울시장을 행정가로 규정짓지 않듯 지방분권시대의 지도자상은 다양한 덕목이 요구되는 자리라 생각한다.

시민들은 시장에게 기업가적 경영마인드와 정치가적 협상력 그리고 행정가적 실천력을 가진 포괄적 리더십을 요구한다. 지방자치 시대에 시장을 선출직으로 뽑는 건 단순 행정가를 뽑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마인드와 기업가적 경영마인드를 함께 가진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본다.

지난 21일 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자가 당선자 사무실에서 거제시 주요현황 사업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지난 21일 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자가 당선자 사무실에서 거제시 주요현황 사업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Q. 권민호 전 거제시장이 8년 동안 추진해온 사업 가운데 중단 또는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 지금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중인데 정확한 업무파악이 우선이다. 공약했던 부분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속 추진해야 될 사항과 중단해야 될 사항들이 가려지지 않을까.

하지만 사업이 많이 진행돼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의 부분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아직 시작되지 않고 예정된 사업들은 충분한 검토를 통해서 불합리하고 공익성이 낮고 타당성 없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은 과감히 정리할 계획이다. 잘된 부분들은 계속 개선해가는 과정들을 거쳐나갈 생각이다.

Q. 더불어민주당이 민선 이후 최초로 시장·도의원·시의원 10석까지 싹쓸이 했다. 균형과 견제를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다. 거제시와의 균형과 견제 어떻게 맞춰갈 것인가?
= 거제시의회에 다수의석을 주신 시민들에게 우선 감사드린다. 더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에게 오만한 자세로 비춰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자각들을 모두 하고 있다.

경남 각지에서 최초로 민주당 단체장이 선출되는 지자체가 속출했으며 지방의회의 권력도 이와 함께 교체됐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적으로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의사 표출이며, 정치인들은 이를 마음속에 새기고 변화와 희망의 정치를 해야한다. 그동안 거제시는 다수당의 독점으로 시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많았다 생각한다.

의회의 기능인 비판과 견제라는 고유의 기능도 주요하지만 새로운 시정을 맡는 개혁과제를 추진해나갈 때 의회에서 뒷받침되고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 소속의원들뿐만 아니라 타 당 소속 의원들과도 기본적인 전제는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주기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잘 협치 할 부분들은 하고 잘못된 부분들은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로 의회와의 관계를 성실히 이끌어나갈 생각이다.

Q. 권민호 전 거제시장 재임 시절 1년 동안은 월 1회 시정브리핑이 있었다. 향후 당선자의 시정브리핑 운영계획이 있다면?
= 아직 구체적으로 횟수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고민 안 해봤다.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지겠다. 대표적인 기회는 언론을 통해 브리핑하는 부분들이 소통 강화의 한 수단이라고 본다. 언론인들과의 시정에 대한 설명을 자주 갖도록 하겠다.

Q. 경쟁 상대였던 자유한국당 서일준 후보와 당선 이후 만나 봤는지
= 만나지는 못했고 통화는 했었다. 서일준 후보께서 축하한다는 말을 하셨다. 나도 고생하셨다하고 서로 덕담을 나눴다.

Q. 역대선거 중 제일 깨끗한 시장선거였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권력의 교체로 인한 우려의 시각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거제의 난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선의 기쁨과 동시에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 부담들이 동시에 느껴지는 상황이다. 선택해주신 시민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시장이 바뀌니까 거제시가 달라지는 구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시장에 임하겠다.

부족한 저를 믿고 선택해 주신 모든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믿고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아낌없는 칭찬과 꾸짖음으로 함께 해주시면 여러분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 당장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믿고 끝까지 성원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시민여러분 건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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