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민 편집국장
정종민 편집국장

예수의 '부활'과 톨스토이가 지은 장편소설 '부활'에서 그랬듯이, 부활은 도저히 가능하지 않을 듯 싶은 일이지만 소망 가운데 이뤄진 일을 일컫는다.

지난 1일은 천주교와 기독교에서 해마다 맞는 부활절이었다. 천주교와 기독교의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뒤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 일을 말한다. 매년 춘분이 지나고 음력 보름이 지나고 첫 주일을 부활절로 지키고 있다. 부활절이 되면 교인들은 서로 달걀을 나눠주는 풍습이 있는데, 그 유래는 유럽에서 십자군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이 십자군 전쟁에 나가고 집에 홀로 남은 로자린드 부인은 나쁜 사람들에게 집을 빼앗겨 먼 산골 마을에 가서 살게 됐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그 딱한 부인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자 그는 친절에 보답하는 뜻으로 부활절에 마을 아이들을 모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면서 예쁘게 색칠한 달걀에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자'라는 가훈을 적어 하나씩 나눠주곤 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가 지은 장편소설 '부활'은 살인죄로 고소당한 창녀의 재판에 배심원으로 나가게 된 공작은 그녀가 과거에 자신이 범했던 하녀임을 알고 괴로워하다가 그녀를 시베리아까지 따라가 그녀의 무죄를 밝히고 자신도 종교적인 사랑에 의하여 부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활은 새봄과 함께 우리에게 희망으로 다가오는 단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전적 의미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 쇠퇴하거나 폐지한 것이 다시 성하게 됨, 또는 그렇게 함'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의 정치 상황과 경제여건, 그리고 북한문제 등 돌파구가 없을 듯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소망을 가지고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부활을 꿈꾼다. 꺼져가던 민족혼이 3·1 독립 만세로 기지개를 켜게 됐고 꿈에도 그리던 독립을 맞이했다. 독재정권하에서 4·19와 5·18이 민주화의 물결을 파도치게 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촛불문화는 정권을 교체하며 우리나라가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는 새로운 아이콘을 등장시켰다.

눈을 돌려 거제를 보자.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번창하면서 도시 팽창과 함께 경제적 부흥도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세계 조선경기 침체와 중국 등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신흥 조선강국의 등장으로 거제시는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며 실업률 전국 1위와 인구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도시로 전락했다. 하지만 혹독한 엄동설한의 겨울이 지나가면 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고 했던가. 거제에 봄의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거제경제를 견인하는 양대 조선소의 일감이 몰려들고 있다. 가슴 아픈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단련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LNG운반선 8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특수선 1척 등 총 19척 약 23억6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건조선종을 간소화해 연속건조를 통한 생산성 및 수익성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15억8000만달러·14척(해양플랜트 제외)을 수주했다. 한분기만에 지난해 총 수주액(33억달러·26척)의 절반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다.

올해는 상선수주실적이 견고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선전할 경우, 수주 목표인 82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도 5조5000억원 규모의 군함 등 최소 40척의 공공 발주를 통해 조선사가 불황을 견딜 시간을 벌면서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친환경 선박 개발 등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부에서 5일 발표한 고용위기지역에 거제시가 포함됐다. 조선업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도 연장해줬다. 조선업 일감 회복에 정부의 지원책이 더해지면서 거제 경제의 부활의 싹이 움트고 있는 것이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거제 관광도 움을 틔우고 있다.

종교에서 말하는 부활을 견준다면, 거제지역 경제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부활은 신념과 믿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거제시를 비롯한 상공계, 정치계, 사회·노동단체, 그리고 시민들의 불가능할 듯한 일을 이루려는 부활에 대한 믿음과 노력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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