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활성화 명목 출장에 양식산업계장 동행

류성이 기자
류성이 기자

권민호 시장이 지난달에 이어 또 러시아를 방문했다.

지난달에는 4박5일이었지만 이번에는 1박2일 일정으로 법적수당이 지급되는 출장으로 떠났다. 동행자가 없었던 지난번 방문과 달리 이번에는 시 6급 공무원 1명이 동행했다.

이번 권 시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시 행정과는 "지난달 4~8일 러시아 방문의 연장선상"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지난달 4~8일 거제 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시장 확보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거제지역 조선업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러시아의 조선산업 실태를 살펴보고 진출 가능한 분야를 찾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 8월3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산업과 무역통상 분야를 연구하는 산업연구원(KiET)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오는 2030년까지 360척의 어선 수요가 있지만 현재 연간 건조 능력은 2~3척에 불과해 러시아 어선 건조 시장에 한국이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를 인용해 권 시장의 러시아 방문의 당위성을 알렸다.

또 권 시장은 "조선의 설비·인력·기술 등이 러시아의 경우 크게 필요로 하는 반면 거제는 남아돌고 있는 점을 착안해 이번 방문을 결심했다"며 "거제는 세계최고의 조선해양기자재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다양한 분야의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대우조선·삼성중공업 관계자나 거제시 조선해양플랜트는 동행하지 않아서 러시아 방문에 기대와 우려의 눈길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 방문을 대대적으로 알렸던 지난달과는 달리 이번에는 시 내부에서도 잘 모르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권 시장의 러시아 재방문에 대해 시 행정과 관계자는 "지난달 방문의 후속으로 지역 조선산업이 어려워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경제 우호협력을 위한 방문"이라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좋게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동행자가 조선해양플랜트과가 아닌 어업진흥과라는 점이다. 조선 경기가 어려워 어업진흥과와 동행했다는 건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어업진흥과에서는 남선우 과장을 제외하고는 해당 공무원의 출장이 권 시장과 동행했는지도 몰랐다.

권 시장과 동행한 6급 공무원의 직속 주무관은 "부서에서는 계장님 혼자 출장갔고 누구와 동행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어업진흥과에서는 해당 출장사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줬으나 행정과는 비공개를 요청했다. 시 행정과 김태근 과장은 "시장님의 블라디보스토크 행은 현재진행 중인 사업이라 배경에 따라 엎어질 수도 있어 섣부르게 밝힐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달 보도자료 배포 당시 어업진흥과와 관련될 수 있는 단어를 한 차례 언급했다. '수산가공산업'. 하지만 언급한 이유는 수산가공산업의 핵심지역인 극동지역의 어선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곳이라는 배경 설명을 위함이었지 '수산가공산업'이 목적은 아니었다.

조선경기가 어려워 어업진흥과와 동행한 권 시장의 이번 출장이 '거제수협'과 관련돼 있느냐는 질문에 행정과 관계자는 극구 부인했다. 권 시장은 왜 러시아에 갔을까. 지난달 방문은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이번 방문은 그 연장선상이라면서 왜 어업진흥과와 동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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