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선 논설위원

▲ 강래선 논설위원

거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권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육지부 184만㎡, 해면부 316만㎡, 합산 500만㎡(151만2500평)의 사업비 1조79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14년 12월 개발사업확정 후 2017년 2월 공유수면 매립 심의기관인 중앙연안관리심의회를 통과하고 승인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국토부 국가산업단지 계획심의를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과 관련해 거제 정치권과 시민환경단체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엇갈리고 있다. 거제 미래의 먹거리 사업이다 보니 시민 모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고 누구의 주장이 더 옳고 누구의 주장이 틀리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모두 거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서로의 입장에서 한 번쯤 살펴보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필요하다. 또 국가산단 찬반이 양측의 입장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전제 하에서 더 많은 고민과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이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주장은 이 사업이 거제 미래 먹거리 사업의 토대를 마련할 만큼의 실효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조선경기의 호황은 옛날 만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조·해양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니 조선·해양 산업에는 더 이상의 공장용지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수요조합으로 구성한다고 하지만 실제 실수요자들을 조사해보면 정치적인 논리에서 실수요자에 수요를 확인했을 뿐 조선·해양 부분에서는 현재 수요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실수요 기업체에서 공단 조성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현실적 판단이다.

결국 거제 미래 먹거리 산업의 토대가 돼야 할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부동산 개발이익의 이권을 챙기는 기획부동산 사업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우려이다. 또한 현 실수요자도 없는 사업에서 거제 입구라 할 수 있는 사곡만 바다의 전망과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가 추가된다.

이에 반해 찬성하는 주민들과 정치인들은 해양플랜트 산업은 1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중소조선업체는 물론이고 기자재 부품업체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해 거제를 세계최고의 조선산업도시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많은 국가기관의 정책 담당자들과 국토개발전문기관 연구·용역 기관에서 본 사업 부지를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해도 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사업을 추진하는 막바지 시점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국가산업단지 사업을 중단할 수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국가산업단지 인·허가는 어려운데 굴러온 복을 거제시민들이 차버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실소유자는 없지만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향후 조선·해양산업단지가 아니라도 다른 산업유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해놓고 보면 거제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분명 찬반의 주장들은 일리 있는 주장이다. 모두 거제의 미래를 위한 고뇌이며 고민이라 생각한다. 산을 깎아 바다의 물을 메우는 공사이다 보니 농어 '옹야 편'에 나오는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이라는 글귀를 찬반을 주장하는 분들에게 감히 제시해볼까 한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과 같이 막힘이 없어 목표 달성을 위해 둑이 나오면 돌아서 흘러가고 막힌 곳이 나오면 넘치기를 기다리고 낭떠러지가 나오면 서슴지 않고 떨어지고 커다란 바위가 나와 앞을 막아도 우선 자존심 없이 타협하듯 보이나 큰 목표라는 바다로 흘러가기 위한 지혜로운 행동이다.

어진 사람은 산처럼 조용하기 때문에 장수한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듯이 어진 사람의 마음은 이익에 움직이지 않고 자신이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않고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않는다. 산은 그 자체로 목표이며 주위를 편안하게 한다.

분명 거제 미래 먹거리 산업의 토대가 될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을 찬성하고 반대하는 정치인들과 시민환경단체와 거제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모두 물과 산을 좋아하는 현명함과 너그러움을 함께 갖췄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거제의 개발사업들이 업체특혜의혹으로, 기획부동산 사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찬반을 주장하는 분들이 모두 지혜로운 물과 어진 산의 모습으로 거제 미래 먹거리 산업 토대를 위한 고민과 토론으로 소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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