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일 편집국장

▲ 배창일 편집국장
바다의 중요성은 늘 강조돼 왔다.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거제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매년 각종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또한 바다다.

바다는 육상에서 발생한 오염물질과 폐기물의 집결지가 된지 오래다. 거제연안의 경우 지역 하천과 낙동강 등지에서 흘러들러오는 각종 쓰레기와 폐그물·폐부자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12년 실시한 낙동강 해양쓰레기 유입 경로 실태조사 용역결과 둔덕·거제·동부면 서부해역을 제외한 전 연안에 낙동강 쓰레기가 흘러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일반쓰레기가 주로 집적되는 곳은 사등·연초·하청·장목·일운면 연안이고, 지역하천에서 유입된 쓰레기는 고현동·둔덕·거제·동부면 연안에 집중되고 있다.

또 폐부자·로프 등 어업폐기물로 인한 피해는 주로 남부·동부·거제·둔덕·사등·장목면 연안에서 발생하고 있다. 어선 및 양식장 피해액만 39억원으로 추산됐고, 지역관광산업 피해액은 206억원으로 산출됐다.

거제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평균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총 2532톤으로 집계됐다. 일반쓰레기 506톤, 폐부자 362톤, 어업폐기물 614톤, 초목류가 1050톤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해양쓰레기는 지역별 계절에 따라 쓰레기 성상이 다양하고 광범위한 유입·유출이 반복된다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발생원인 및 총량 확인이 곤란하고 장비·인력부족으로 적시에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의 약 85%가 수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수치다.

바다에 버려진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는 주된 이유는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일반쓰레기와 초목류, 폐그물 등은 수면 아래에서 방치되며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수면 아래 해양쓰레기는 수거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피해액을 추산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17만t의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어업인 경제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양쓰레기도 연간 5만1000여t으로 전체 해양쓰레기의 약 30%에 달한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사회는 올해부터 육상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전면 금지했다. 네덜란드의 청년 보얀 슬롯은 2012년 비영리단체 '오션 클린업'을 설립했다. 바다에 길이 100㎞, 높이 3m의 대형 망을 설치해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것이다.

그의 계획은 올해 북대서양 해역에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또 하와이의 비영리단체 '바이퓨전'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압축해 벽돌을 만든다. 대한민국 정부도 연간 500억원을 투입해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을 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연안오염총량 관리제를 통해 오염이 심각한 '특별관리해역'에서 바다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을 통제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플라스틱 해양쓰레기의 오염 실태와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쓰레기는 바다로 한 번 들어가면 빠르게 확산되며, 수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조업활동 등을 통해 바다에서 생기는 쓰레기는 다시 육지로 가져와야 한다. 결국 버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추석 연휴 많은 비가 내리면서 동부면 오송마을 해안가에 수십톤의 쓰레기가 떠밀려 왔다. 이 쓰레기들은 오망천과 외간천·오수천 등지에 방치돼 있던 갈대 등 초목류였다. 거제시는 매년 상·하반기에 걸쳐 하천변 풀베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천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물 흐름을 원활케 해 집중호우에 따른 하천 범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제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 제공과 침수피해 최소화를 위한 하천변 풀베기 사업이 아이러니하게도 하천과 연결된 인근 연안의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베어낸 풀과 갈대·나무 등을 하천 주변에 쌓아놓다 보니 많은 비에 쓸려내려가기 일쑤다.

연안으로 떠내려간 초목류는 즉시 수거하지 않으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썩게 마련이다. 애써 가꾸고 지켜온 연안 생태계가 하천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쑥대밭이 되는 것이다. 하천변에 방치된 쓰레기들은 차단이 가능하다.

어디서 떠밀려 오는지도 모를 해양쓰레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연안환경을 고사시키는 한 요인이 행정의 무관심으로 방치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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