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일 편집국장

▲ 배창일 편집국장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에 내걸린 제20대 총선 예비후보들의 대형 현수막들이 선거의 계절이 임박했음을 짐작케 합니다. 얼마 있지 않아 총선 출마자들의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지고, 선거포스터가 곳곳에 부착될 것입니다. 휴대폰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가 속속 들어오고, 선거의 판세를 알아보기 위한 전화 여론조사도 계속 될 것입니다.

하지만 먼저 해결돼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정당의 공천자를 확정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현재 지역 새누리당은 현직 국회의원의 공천신청 여부를 두고 시끄러운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새누리당에 입당한 김한표 의원에게 같은 당의 진성진 예비후보가 공천신청 자격을 문제 삼으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출마 기자회견장에서 공천신청은 중앙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난 이후 자연스럽게 알게 될 부분이라며 공천자격 문제를 일축했습니다.

진 예비후보는 당헌당규가 바뀌지 않는 이상 뇌물수수죄로 금고형 이상의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김 의원은 사면복권 받은 사실이 없어 새누리당 공천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천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서 마찰음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김 의원으로서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진 예비후보의 행동이 마뜩잖을 것입니다. 진 예비후보도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 선거를 치른다는 입장이어서 쉽게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일을 바라보면서 아직까지 거제에서는 새누리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유효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역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별다른 이슈로 부각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생각을 뒷받침하게 해줍니다.

문제는 새누리당 내부의 공천경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이 20대 총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에 어떻게 비칠지 하는 부분입니다. 개인의 정책과 비전이 아닌 국지적 문제로 후보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계속된다면 정치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매번 선거철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흑색선전과 후보자 흠집 내기 등이 난무해 왔습니다. 정책과 인물됨은 사라지고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식의 네거티브 전략이 우선순위를 차지해 왔던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도, 옥석을 가려야 할 유권자들 모두가 그렇습니다. 4·13 총선은 거제의 비전과 가치, 정책대안이 경쟁해 거제시민들의 가장 절실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소통형 선거가 돼야 합니다.

주권자인 국민과 거제시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후보자들 모두 자신의 철학과 가치, 정책대안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는 매니페스토를 제시해 당당하게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 옛날 후진적이었던 투표행태에서 벗어나 후보자들의 실천 가능한 정책과 공약에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정책선거가 돼야 합니다.

각 정당과 후보자가 거제의 미래를 위해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갖고 실현을 위해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지, 그 정책은 책임 있는 공약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유권자가 진지하고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거제시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같은 정책선거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투표율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홍보를 강화해 거제시민의 투표참여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어린이 백과사전에는 정치를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0대 총선이 후세에 부끄럽지 않을 선거로 기억되길 기대해 봅니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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