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창일 편집국장
2016년 새해가 밝았다. 늘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새해 첫 일출은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각인된다. 어둠을 걷어내는 찬란한 태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지난 한 해 거제지역은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한 때 한국경제의 최고 효자로 각광받다 지난해 최악의 부실사태로 냉대를 받은 지역 조선산업은 시민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들었다.

조선현장에서 발생한 각종 재난은 시민들의 삶을 불안하게 했고, 구조조정에 내몰린 조선 근로자와 가족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경기 침체는 지역경기 침체로 연결됐다. 불과 몇 개월 동안 1000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는 일이 발생했고, 상인들은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원룸과 아파트 업계도 경기침체라는 폭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역 원룸은 높아지는 공실률로 어려움을 겪었고, 불황의 무풍지대로 불리던 지역 아파트 업계에도 찬바람이 불어 닥쳤다. 사람들의 지갑이 닫히자 행정의 경기 부양책들은 종이조각처럼 맥없이 나가 떨어졌다. 그렇게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2016년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길은 불투명하다. 지난 20년간 제조 대기업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또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산업별, 업종별 칸막이 규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의도 정치판은 무책임과 직무유기로 점철됐고, 경제는 저성장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선경기와 직결되는 국제유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다 현재는 30달러대로 급락한 상태다. 조선업 수출의 60~70%는 바다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시추·생산·저장하는 시설인 해양플랜트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진보해왔다. 10년 전, 20년 전과 비교하면 삶의 질은 확연히 나아졌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전망은 불투명했지만 과거의 유산을 디딤돌 삼아 노력하고 지나온 시간을 축적했다. 지금껏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한, 또는 내 가족을 위한 항해를 멈추지 않았다. 집단, 사회가 아니라 개인과 가족을 응시해왔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따뜻한 봄날이었던 적은 별로 없었다. 거제를 비롯한 일부 지역만이 외환위기 이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를 둘러싼 위기의 변수들은 새삼스러울 것 하나 없다. 설렘과 희망을 불안과 두려움이 누르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전인미답의 길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위기에 맞서는 개인의 용기와 책임감이다.

우리 각자는 결연한 각오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새해를 맞는다는 것은 자신과의 경쟁이 다시금 시작됨을 말한다. 1년 뒤 연말을 마주할 때의 결실은 자기 삶에 대한 스스로의 응답이다.

2016년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역경을 이겨내고, 미래를 준비할 때다. 지나간 시간을 탓하기 보다는 다가올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어둠 속에서도 내일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돼야 한다.

행복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절망과 비탄만으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희망의 끈은 이어진다. 부족한 것은 채우며, 잘못된 것은 고치면 된다. 여건이 어떻든 오늘도 내일도 최선을 다하면 거기서 희망의 싹이 튼다. 오늘 힘들다고 내일의 희망마저 버리지는 말아야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말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우리 부모와 조부모 모두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맞겠다는 긍정의 사고와 실천으로 다시 희망을 노래하는 2016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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