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세/ '문장21' 시 등단

 해 따라 꽃 문 열고
 별 뜨면 고이 접는
 
 삼천리 금수강산
 변함없는 그 자태
 
 은근히
 끈기로 버틴
 민초들의 눈물이다.
 
 맑은 햇살 마중하는
 어여쁜 새악씨들
 
 그 옛날 아픔을 감춘
 애잔한 엄마 향기
 
 꽃잎 속
 맑은 선홍빛
 견뎌 낸 역사 선연하다

·시 읽기: 계간 '문장21'(2015, 겨울호)에 실린 연시조이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國花)이다. 시인의 나라꽃 사랑을 읽을 수 있다. 1연 초장에서 시적 화자는 무궁화가 피고 지는 모습을 관조한다. 해가 뜨면 종 모양의 꽃잎을 펼치고, 별이 뜨면 꽃잎을 접어 닫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중장에서 삼천리금수강산 우리나라 곳곳에서 변함없이 피고 지기를 하는 그 자태에 감탄한다. 종장에서 "은근히/ 끈기로 버틴/ 민초들의 눈물이다."라며 무궁화가 백성 혹은 국민의 눈물임을 비유한다.
 2연 초장에서 무궁화가 맑은 햇살을 마중하듯 꽃잎을 여는 모습을 보고 "어여쁜 새악씨들"이라고 감탄한다. 중장에서 그 옛날 아픔을 감추고 인고의 삶을 살다간 애잔한 엄마의 향기를 느낀다. 종장에서 활짝 핀 "꽃잎 속/ 맑은 선홍빛" 무궁화에 시련을 견뎌 낸 우리의 역사와 겹쳐 놓고 그 선연함을 표현한다. 이 시처럼 가끔 나라꽃 사랑을 되새겨 보면 애국심이 절로 우러날 것이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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