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곡만에 건설예정인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지난 19일 창립총회를 갖고 대표이사 선임을 완료했다.

이는 거제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산업단지계획 수립을 완료한 뒤 2016년 10월까지 승인고시를 목표로 관련 행정절차를 추진하게 된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을 놓고 기업들의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거제시가 고민에 빠진 상태다. 해양플랜트 산단의 중심축이 돼야 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참여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양대 조선소는 2분기 실적보고에서 4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구책 마련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 예고, 계속되는 국제유가 하락은 양대 조선소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참여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거제시의회 한 의원은 "거제시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입주 의향을 밝혔다고 하는 20여개 업체 가운데 투자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제대로 된 기업이 몇 곳이나 되는지 의심스럽다"며 우려의 뜻을 표했다. 거제시가 양대 조선소에 산단조성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별무소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명확하게 참여가 결정된 건 아니다"며 "회사가 어려워 애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역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거제시는 양대 조선소가 결국에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참여할 것이라고 희망적인 예상을 내놓고 있지만 예상은 예상에 불과할 뿐이다.

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두 곳 모두 참여 의사는 밝혀 놓고 있다"면서도 "28개 업체가 입주의향서를 제출하긴 했지만 계약단계에 가면 면적을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든든한 기업이 들어와 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앙꼬 없는 찐빵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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