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6만의 거제시는 1인당 GDP(국내 총생산액)가 3만9000달러로 울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양적인 성장세에 비해 질적 성장에는 늘 의문점을 갖게 한다. 현재 거제시는 도로 변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도로에서는 난폭운전과 무단횡단 등이 판을 치고 있다.

거제시와 각종 단체에서 기초질서 지키기를 외치고 있지만 변화의 낌새는 별달리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력은 뛰어나지만 시민의식은 1만 달러 수준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차량 신호등 역시 마찬가지다. 운전자들의 부주의 또는 비양심적 운전으로 인한 신호위반이 일상화 된지 오래다. 신호를 무시하며 내달리는 차량들 때문에 작은 건널목을 건너려는 시민들이 두려움에 떨며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형편이다.

고현동 계룡로에서 거제중앙로에 합류하는 구간에서는 1시간 동안 78대의 차량이 신호를 지키지 않았다. 연초초등학교 앞 구간에서는 1시간 동안 49대가 신호를 무시했다.

연초면 연행마을 앞 오비·한내 방면 도로의 경우에도 1시간 동안 24대의 차량이 정지신호를 지키지 않았다. 일반 차량은 물론 덤프트럭과 택배차량 등은 마치 신호가 없는 곳을 지나는 듯 했다. 이 모두가 보행자들이 없다고 운전자들의 편의만 생각한 결과다.

경찰에서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고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전차로 확보 문제도 쉬운 일이 아니다. 도로의 여건 상 신호단속도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결국 기댈 것은 시민의식인 것이다.

여름철 지역의 대표 축제인 바다로 세계로 행사가 7월30일부터 8월2일까지 구조라와 학동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동안 많은 관광객이 거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게 거제의 잘못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된다. 친절하고 질서 있으며 안전한 거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지키고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제발 지킬 것은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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