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거제교육지원청 장학사

▲ 김철수 거제교육지원청 장학사
현재 우리 교육의 이슈는 창의성과 예술적 감성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융합교육, 지구환경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속가능발전교육, 그리고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 교육을 지향하는 자유학기제를 들 수 있다.

자유학기제의 개념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자유학기제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은 진로교육 강조, 학생의 체험·참여형 프로그램 강화, 학생 중심 교수·학습 방법 다양화, 학교별로 자율적이면서 유연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등이다.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은 크게 '공통과정'과 '자율과정'으로 구분된다. '공통과정'은 기본 교과인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들로 주로 오전에 수업을 한다. 예술·체육 교과가 포함된 '자율과정'은 오후 또는 전일제로 운영된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시작된 자유학기제는 2013년 시범 실시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전국의 80개 연구학교와 500여 개의 희망학교가 운영되고, 2016년에는 전국 모든 중학교로 확대 실시될 것이다.

21세기의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 부각되는 지식들은 기존의 한 교과에만 속하기보다 여러 교과에 걸친 범교과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현재 우리의 교육과정은 이러한 범교과적 내용들을 여전히 분과된 교과의 틀 속에 매우 제한적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학교의 교과 공부가 점차 아이들의 삶으로부터 유리될 수밖에 없다. 자유학기제는 이러한 지금의 학교 교육과정의 틀을 바꿔보자는 의도에서 시작 되었다.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은 교과를 교과답게 배우기 위해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덜어 내고, 새롭게 중요성이 대두되는 내용은 넣고, 서로 관련되는 내용은 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학교에서 교과를 배우는 일이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는 일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한 인생이라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즐기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우리 삶의 최종 목표가 행복추구라면 학생들의 꿈 역시 직업군을 나타내는 '명사형'에서 '서술형'으로 바꾸는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변호사'가 꿈인 사람이 변호사가 되는 그 자체에 행복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나는 커서 힘없고 소외당하는 사람들 편에 서서 권익을 보호해 주는 변호사'라는 서술형의 꿈이 바람직하다.

2012년 OECD PISA(경제협력기구 학업성취도)의 조사 결과 한국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OECD 국가 중 2위인 것에 비해 학생들 삶의 만족은 16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학교교육이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등한시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구체적 사례로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고, 설문조사에서 꿈을 갖지 않은 학생의 비율이 34%라든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대학의 무슨 과(전공)로 진학하기를 희망하는가?'라고 물으면 그냥 누구나 할 것 없이 '수능점수 보고요'라고 대답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의 진로를 미리 탐색할 기회를 주자는 의도는 분면 의미 있는 교육활동이 될 것이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기본교과의 학습이 부진해져 오히려 사교육이 증가할 것을 염려와 진로탐색 인프라와 인력의 부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기본교과와 연계된 다양하고 심화된 선택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오히려 학습동기가 부여되어 학습성취 욕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고, 세계 양대 조선소와 280여 협력업체가 있는 거제는 다양한 직업체험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으며, 모자라는 강사 인력은 학부모 및 지역민들의 교육기부 활성화로 풀어나가면 가능하다고 본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하는 데 따른 설렘, 우려, 두려움이 있겠지만 학교와 지역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창의적인 지혜를 모아 우리 자녀들이 행복해하게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데 많은 협조를 당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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