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량성

'핑계없는 무덤이 없고,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라는 우리네 속담이 있는걸 보면 원인 없는 결과는 없나 보다. 사건의 반성보다는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요즈음 정치인, 공무원, 기업가들을 보면서 우리는 "저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어"라고 말을 한다.

얼마 전 거제출신 모 의원이나 지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청와대 모 대변인 등도 원인이야 어떠하든 성범죄의 구설수에 올라 시민들이나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면 유구무언(有口無言) 즉, 입이 있어도 변명할 말이 없고 반성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천연송이 화가 난다. 할 말은 많은데 입을 다물겠다는 의미의 함구무언(緘口無言)을 부끄러움 없이 지껄인다. 더 기가 막히는 일은 온갖 핑계는 다 끌어다 변명 해놓고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라고 마무리를 한다. 이때는 함구무언(緘口無言)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억울함이 있다면 해결해야 되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공인으로써 그런 구설수나 사건에 연루된 자체에 자신의 행동에 잘못과 반성을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경우라도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면 변명과 핑계보다는 '주둥이가 석자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반성하는 훼장삼척(喙長三尺)이라는 고사성어를 해금강 천년송이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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