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환경 변화로 자금조달에 어려움 호소

신해중공업이 사등면 청곡리 일원에 추진 중인 '청포일반산업단지'를 착공하기 위해 거제시에 분양보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사업성공을 위해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해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9월 발생한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금융환경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의 경우 입주자가 확보되고 시공사가 선정되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은행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PF(Project Financing·사업주로부터 분리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 자금을 발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되는 사업의 경우 확실한 담보가 없을 때 금융사로부터 사업자금을 확보하기 매우 까다로워 졌다는 것.

청포일반산업단지는 전체 사업비 4067억원 중 28개 업체로부터 입주확약서를 받고 사업비의 60%인 2423억원에 해당하는 서울보증보험 이행보증서를 제출했지만 재원조달을 위한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조달 조건은 입주확약분 77%에 대한 분양보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해중공업은 추가적으로 필요한 17%에 대해 거제시가 분양보증을 서 줄 것을 제안했다. 신해중공업은 분양보증에 따른 거제시의 위험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해중공업이 이처럼 자신하는 이유는 △입주확약서 및 계약이행보증서를 제출한 업체의 입주확실성 △2013년 내에 잔여 용지에 대한 일반분양을 통해 80% 이상의 분양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될 경우 77%에 대한 거제시의 분양보증 위험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만약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잔여부지의 매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신해중공업 고영수 회장은 "이미 입주확약을 통해 60%의 계약이 확실시 되지만 국내 금융사가 제시한 자금조달 조건인 77%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삼성이나 대우 같은 대기업의 참여나 거제시가 개런티(Guarantee, 보증) 해주는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다"며 "거제시가 보증해주면 금융사가 원하는 조건 중 부족한 17%에 대해서는 공사기간 동안 분양을 추진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고 회장은 "청포산업단지를 개인 사업자가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사업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 즉 6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1조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를 거제시에 가져다 준다는 측면에서 바라봐 달라"면서 "거제시에 상당한 경제 유발효과를 낼 수 있는 산단을 일반기업에서 하고 있다는 인식전환을 통해 거제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해중공업이 이처럼 거제시의 분양보증을 제안한 이면에는 최근 각 지자체들이 지역 내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사업들에 대한 미분양용지를 지자체가 직접 매수하고 있는 추세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의 최대 수혜자가 거제시민이기 때문이다.

충청북도의 경우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한 곳으로 제천, 청원, 보은, 옥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청원군의 경우 20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옥산산업단지'에 대해 분양보증을 서고 있으며 제천시의 경우 1449억원이 투입되는 '제2산업단지'에 대해 3년 후 미분양 용지를 매입하겠다는 매입확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해중공업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거제시는 계속 난색을 표하다가 최근 조심스럽지만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관계자는 "거제시는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거제시민 전체의 재산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상황이다"면서 "자신들(신해중공업)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전문기관의 용역을 통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청포일반산업단지는 (주)신해중공업이 거제시 사등면 청곡리 일원에 120만9952㎡(약36만평)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기간은 2013년~2018년까지이다. 이 사업이 완공될 경우 경제유발효과와 함께 지역균형 개발 차원에서 산단이 들어서는 사등면과 둔덕면 일부 지역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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