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데스크 박근철

박근철 본지 편집차장
메이저리그 통산 동양인 최다 124승을 기록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핵잠수함 BK' 김병현. 한때 메이저리그를 쥐락펴락 했던 그들이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박찬호는 고향팀인 한화 이글스로, 김병현은 올시즌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는 그들이지만 인기도나 지명도 등 경기력 외의 다른 요소들로 여전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막,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2012 거제사회인야구리그. 사회인이지만, 여기에 박찬호와 김병현 같은 노장의 선수들이 무대에 섰다.

하청야구장 공사와 경남도민체전으로 두달여 가량 늦게 개막했지만 올 시즌 역시 2부리그 14팀, 3부리그 15개팀, 토요리그 11개팀 등 총 40개 팀이 참가해 각 부의 우승트로피를 놓고 명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 중 20∼30대가 주축인 팀들은 당장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40∼50대가 엔트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팀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거워진 몸과 둔해진 운동신경 때문에 젊은이들 만큼 실력발휘는 못해도 40∼50대 '노장'들은 연일 '향긋한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박찬호가 전성기 시절 던졌던 160km의 강속구는 못 던져도, 이승엽이 쏘아올리는 대형 홈런은 못 때려도 그들은 꿈을 던지고 희망을 쏘아올리고 있다.

하지만 3부리그팀이 2부리그 상위팀을 큰 점수차로 꺾기도 하고,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진땀나는 한점차 승부가 연출되는 등 올 시즌은 내용면에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

또한 하청야구장이 야간 조명탑 설치와 인조잔디 교체로 새단장을 하면서 사회인야구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하청야구장의 우수한 환경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부산팀들이 거제리그에 가입하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야구는 축구나 농구와 달리 많은 장비가 투입되는 스포츠다. 경기장도 사각이 아닌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지역에 야간경기 혹은 우천경기가 가능한 첨단시설의 야구장을 가지고 있다는 건 대단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스포츠는 스포츠마케팅과 연결된다. 단순한 흥미 위주의 경기에서 벗어나 가족과 시민이 함께 하며 지역의 문화·레포츠는 물론 경제까지 활성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선수나 가족, 시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야구협회나 행정은 항상 예의주시 해야 한다.

요즘 야구인들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 얼마나 경기를 즐겼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스스로 만족하는 경기를 펼쳤다면 패배의 쓴잔을 마셨더라도 스스로 박수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나 시민들도 누가 이기고 지느냐보다는 얼마나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졌느냐에 관람의 포커스를 맞추는 요즘이다.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은 6개월간의 대장정. 오늘도 '사회인 박찬호·김병현'은 맑고 투명한 땀방울을 흘리며 던지고, 치고,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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