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적막했던 학교가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함께 힘찬 기지개를 켰다. 지난 2일 거제를 비롯해 전국의 1만여 초·중·고·대학교가 일제히 개학을 한 것.

올해는 교육계에도 많은 이슈가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5일제 시행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일수가 205일에서 190일로 줄었지만 수업시수는 거의 변함이 없다. 때문에 각 학교에서는 시간표 짜기에 골머리를 앓았다.

초등학교는 하루 6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시수를 맞추기 위해 0교시 혹은 7·8교시까지 부활한 곳도 있다. 어떤 학교는 1교시 시간을 오전 9시에서 8시 40분으로 앞당기는 등 변칙 운영을 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수업일수만 줄었지 수업시수가 줄지 않는 주5일제 도입의 예상된 결과다.

아무튼 부푼 꿈을 안고 '새학기'가 긴 항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거제에서는 벌써부터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제산초등학교 앞 통학로 안전문제가 1년여 만에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현장확인 결과 통학로가 개학 당일까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제교육지원청이 제산초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했다고 한다.

교육지원청은 제산초등학교를 공동학군으로 푸는 과정에서 정원이 다 차지 않아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통학로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것은 '즉흥적인 행정의 판단 착오'라는 생각이 든다.

성인들도 공사 현장을 지나는 것을 극히 기피하는데, 저학년 학생들이 공사장비와 대형 철근 자재들이 인도를 점령한 길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모습은 생각 만으로도 아찔하다. 도로가 완전히 정비된 이후에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해도 될 것을 뭐가 그렇게 급해 서둘러 중단을 결정한 것인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금, 각 자치단체에서도 개학철을 맞아 스쿨존 내 법규위반을 집중 단속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등·하교 시간대에는 과속, 신호·지시 위반, 주·정차 위반, 통행금지 위반, 보행자 보호 위반 단속 등 안전불감증 개선과 제도 정착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교육부는 각급 학교에도 연중 수시로 학생들의 통행 안전 수칙을 교육하라는 지침을 하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학기가 되면 교육계는 이런저런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올해는 유난히 학생들의 안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계의 최대 지향점은 첫째도 학생, 둘째도 학생, 셋째도 학생이다. 모든 정책의 초점이 학생에게 맞춰져야 한다. 무상급식이니 토요 프로그램이니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뭐니뭐니해도 부모들의 마음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오가는 것'이다.

통학로 공사…통학버스 운행 중단…아슬아슬 등·하굣길…새로운 시작을 하는 새학기에 등장할 모습은 아니지 않을까? 교육당국의 작은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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