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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식《문장21》 수필, 시 등단부산글터동인회장 이기대 산책로에서 솔바람을 마신다.촉촉한 솔갈비가 발에 정겹다. 해무 깔린 수평선은 하늘과 하나로 고요 속에 잠자고 솔수펑이 지나가는 차가운 솔바람 귓전을 간질인다.‘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마애불의 소리가 바람결에 묻어온다.‘재 묻은 손으로 가져가서 어디 쓰게
詩가 있는 풍경
거제신문
2014.03.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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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문예운동》 시 등단《문장21》 동시 등단 바스락 바스락 부푼 가슴� ×뭘� 홀씨 우표 붙여 '떨어져도 울지 말아요' '쪼그라들어도 슬퍼 말아요' 해님이 미소를 짓는다. 노오란 가랑잎� 〕꼐� 있는 연필 자국 밤하늘 은하수 세며 잠든 누나 얼굴 같은 빨간 거기에 넣어 드릴게요 못 다 쓴 여름 이야기 ·시 읽기: 계간 《문장21》 23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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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3.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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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문장21》 시 등단, 부산일보 기자부산매일신문 조사부차장 역임 꽃은 뿌리를 가진식물에게만 피는 게 아니다.시간의 때와 바람의 흔적이?켜켜이 쌓여 사막을 닮아 가는 어깨 부황을 뜨자. 각혈하듯 통증의 꽃 터뜨린다.나도 모르게 토해 낸 신음들이돋을새김으로 꽃을 피운 게 분명하다.여러 날 침의 과녁이?되고고슴도치 아닌 고슴도치가 되어 봐도꽃은 도도하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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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2.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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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 남동생이 왔다 갔다 내 몸으로 피 한 방울 흘러들어왔다 핏줄의 강이 길-다 발자국이 크다 그가 앉았다 간 자리에서 오래오� ′耽�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시 읽기: 이영춘 시인은 1976년 한국문인협회 기관지인 월간문학에 신인작품상 '바다', '빛' 등이 당선돼 문단에 등단한 후 윤동주문학상, 강원도문화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 고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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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2.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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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철 경남 거제 출생 '문장21' 시 등단현 둔덕중학교 교장 내 삶의 절반을 깔고 앉은 느티나무 그늘에서 활짝 핀 벚꽃의 함성을 듣는다 벌들은 윙윙거리며 글줄의 행간을 읽고 태풍에 쓰러져가는 벚나무를 쪼는 쇠딱따구리의 울림이 교실 창문을 기웃거린다. 내 삶보다 더 많은 나이테로 내려앉은 그늘에서 먼저 왔던 많은 사람들의 포개어진 그림자 위로 내 젊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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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2.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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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맑은 속살 좀 봐 어둠까지 다 보이잖아 이젠 건져 올려 봐 바다 가득 고였잖아 용트림 비상의 꿈이 세상 열고 있잖아 -시집 『울긋불긋 가렵다』에서 ·시 읽기: 제3회 한국해양문학상(1999) 수상작 중 한 편이다. 시인은 일출이 지는 바다에서 붉은 해의 용트림을 보고 있다. 비록 시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몰이 지는 이 찬란한 광경을 바라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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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2.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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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하얗게 가슴 저리어 숨 가쁘게 눈꽃 피던 날 사랑은 지쳐 목 메이는 데 첫 눈 오면 만나자던 사랑의 음악 흐르던 조용한 추억의 카페 창가에도 눈이 쌓여서 찻잔에 외로움 녹아 지치면 메아리처럼 돌아와 순백의 꽃으로 피어나는데 기다림의 세월 추억으로 껴안고 어둠은 순백의 몸부림 가등(街燈)으로 내어걸고 눈길이 상처였음을 가슴춤에 숨기우고 하얀 울음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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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1.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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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없어도 꽃잎은 흩어져 저 산위에 노을이 되었구나 빗방울 떨어져 저 산 아래 강물이 되었구나 꽃잎 밟고 노을 진 저 산 고개 넘어 떠나간 사람아 비에 젖어 그리운 사람아 꽃은 피고 지는데 강물은 흘러가는데 네가 없어도 가슴에 피는 꽃노을 가슴을 적시는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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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1.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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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생선 좌판의 정씨겨울 오후 칼 번득이는 인심단번에 토막토막 잘리는 햇달 담아 주는 정씨생태 국물맛 나는 세상이라도 왔으면비늘 가지런한 시절이라도 한번 와 봤으면말밥굽 소리에 기쁜 소식 하나 누가 전해주었으면 하는바램 아직 차다말죽거리, 양재 사거리에서 한빛은행 쪽으로쏟아지는 겨울빛이생선비늘을 번뜩일 때, 가슴 환해진 정씨세월 토막토막 자른다생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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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4.01.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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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만 쳐다보며 살아온 나는 한 번도 발밑을 보지 못했네 굵은 빗방울 떨어져 구멍 뚫릴 때도 하늘만 쳐다보았네 매서운 바람 불어 뼛속 시릴 때도 발 밑 쳐다보지 않았네 폭풍우 몰아쳐 내 고개 꺾어진 날 비로소 보게 되었네 높은 곳만 쳐다보며 눈물짓던 나의 눈� “÷� 낮은 곳에 어여쁘게 핀 꽃 너를 보고 나는 웃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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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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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데까지 왔구나막다른 골목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있다훤칠한 키에 창백한 얼굴이따금 무엇엔가 쫒기듯시계를 자주 보는 사나이외투깃을 세우며 서성거린다꽁꽁 얼어붙은 천지엔하얀 자막처럼 눈이 내리고허둥지둥 막을 내린 드라마홀해도 나는 단역이었지뼈빠지게 일하고 세금 잘 내는뒤돌아보지 말자더러는 잊고더러는 여기까지 함께 온사랑이며 증오는이쯤에서 매듭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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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2.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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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데까지 왔구나막다른 골목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있다훤칠한 키에 창백한 얼굴이따금 무엇엔가 쫒기듯시계를 자주 보는 사나이외투깃을 세우며 서성거린다꽁꽁 얼어붙은 천지엔하얀 자막처럼 눈이 내리고허둥지둥 막을 내린 드라마홀해도 나는 단역이었지뼈빠지게 일하고 세금 잘 내는뒤돌아보지 말자더러는 잊고더러는 여기까지 함께 온사랑이며 증오는이쯤에서 매듭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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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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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준잊혀질 날들이 벌써 그립습니다.따뜻한 차 한잔이자꾸 생각납니다.상투적인 인사치레를먼저 건네게 됩니다.암담한 터널을 지나야 할 우리 모두가대견스러울 뿐입니다.그 어느 때보다도아이들을 꼭 품고 싶습니다.또 다른 12월입니다.12월 임영조 시인올데까지 왔구나막다른 골목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있다훤칠한 키에 창백한 얼굴이따금 무엇엔가 쫒기듯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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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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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손처럼 불결하고, 가슴아프고 신경질나게 한다 희망은 유혹일 뿐 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 빚더미같이, 비듬같이 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 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생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 12월의 거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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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2.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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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박 바가지를 우물 속에 동동 띄워놓고서동네 아낙네들이 주절 주절 수다를 떤다.남의 흉 남의 흠담에 음담패설까지 이리저리 늘어놓고서시야 허야해지는 줄 모른다.펄펄 넘친 우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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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2.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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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아내여, 12월이 오면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내민 손처럼불결하고, 가슴 아프고신경질나게 한다희망은 유혹일 뿐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빚더미같이, 비듬같이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생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빨리 집으로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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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1.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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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든 나무의 겨드랑이에 햇빛이 있다. 왼편, 오른편햇빛은 단풍 든 나무의 앞에 있고 뒤에도 있다우듬지에 있고 가슴께에 있고 뿌리께에 있다단풍 든 나무의 안과 밖, 이파리들, 속이파리사이사이, 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가 있다단풍 든 나무가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단풍 든 나무가 한없이 붉고, 노랗고 한없이 환하다그지없이 맑고 그지없이 순하고 그지없이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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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1.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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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저물어길을 지운다나무들 한 겹씩마음을 비우고초연히 겨울을 떠나는 모습독약 같은 사랑도문을 닫는다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상처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서쪽 하늘에 걸려젓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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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1.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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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마지막 잎새마다 뜯어 달아난다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길가에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 간다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넣어 말리고 있다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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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1.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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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히고, 익어서 지닐 수 없을때 텅텅 비워 빈몸으로라도 울리라 다시, 또 다시 살아도 지금같을 삶이 슬퍼서 그때도 지금 같이 울리라 눈에 들여도 가슴에 들여도 채워지지않는 삶의 한도막 슬퍼서 너무슬퍼서 텅텅 비워 빈몸으로라도 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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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3.11.06 16:19